기후변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농업현장에 자리 잡고 확산하기 위해선 정부가 표준화한 고품질 영농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AI 기술에 대한 농가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시·군농업기술센터에 ‘AI 농업지도사(가칭)’를 배치하고, AI 학습을 위해 자신의 현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농가엔 우대책을 제공해 참여 의지를 북돋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제주갑)은 2025년 12월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AI시대 농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대응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주관하고 ‘농민신문’이 후원한 행사에서 정윤용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자문역은 ‘AI시대의 지능형농업 구현과 적용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자율주행 농기계, 도축 자동화 로봇, AI 선별기 등이 농업현장에 점차 보급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진단하면서 “AI 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정부가 호환성 높은 고품질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학습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식 경북 성주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토론자로 참석해 “법인 자체적으로 AI를 활용한 참외 생산량 예측모델을 구축하고자 했지만 기상 변동성이 커 결국 실패했다”며 “변수가 많은 농업현장에서 정량의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선 농가에 데이터 수집을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자문역은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농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석박사급 융복합 인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시·군농기센터 등에 ‘AI 농업지도사’를 배치하고 ‘AI 체험 교육장’을 운영해 농민의 AI 수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이인규 글로벌스마트팜연구소장은 토론 자리에서 “농가들은 데이터를 제공하면 자신의 영농 노하우를 뺏긴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원활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선 전문가들이 현장을 자주 찾아 농가의 신뢰를 쌓는 한편 데이터를 제공하는 농가에 바우처 지급 등 우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농업분야 AI 대전환을 위해선 관련법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광욱 대동 국내사업부문장은 “과거 ‘농업기계화 촉진법’을 계기로 농기계산업이 도약한 것처럼 ‘스마트 농업기계화 촉진법(가칭)’이 제정된다면 ‘피지컬 AI 로봇(몸을 가진 AI 로봇)’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에서 박영호 숙명여자대학교 인공지능공학부 교수가 ‘AI시대 미래 전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이덕민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농업정책과장이 ‘AI 기반 스마트농업 현황 및 정책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토론회를 통해 AI의 개념과 농산업 활용방안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면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대응전략이 농업분야 AI 전환을 앞당기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