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 12월호 기사입니다.
국내에 도입된 아열대 채소 중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품목 중 하나가 ‘태국가지’다. 맛은 일반 가지와 비슷하지만 작고 둥근 모양이 독특하고 녹색·흰색·노란색 등 색깔도 다양해 눈길을 끈다. 비타민·미네랄·섬유질이 많아 건강에도 좋은 채소다.
태국가지(Thai Eggplant)는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로 커밋가지(Kermit Eggplant) 혹은 태국어인 ‘마크아’라고도 불린다. 보라색의 길쭉한 일반 가지와 달리 작고 둥근 모양이 특징으로 크기는 골프공이나 달걀만 하다. 가지가 영어로 에그플랜트(Eggplant)인 것도 달걀처럼 생긴 모양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가지는 노란색·녹색·흰색·보라색 등 종류가 다양한데, 국내에서 주로 재배되는 것은 녹색과 흰색이다. 반들반들한 외피에 작고 둥근 모양이 예쁘고 귀여워 관상용으로도 많이 재배하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농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맛은 일반 가지와 비슷하나 식감이 아삭해 흐물흐물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가 섭취하기에 제격이다. 향이 강하지 않아 호불호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요리법 역시 일반 가지처럼 볶음이나 구이·찜에 적합하다. 동남아에서는 주로 그린커리로 만들어 먹는다. 가장 간단한 조리법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고추를 넣어 향을 살린 후 양파와 태국가지를 넣고 볶다가 굴소스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크기가 작아 보통 2등분이나 4등분으로 잘라 사용한다.
태국가지는 영양 면에서 일반 가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비타민·미네랄·섬유질이 많은 건강식품으로, 특히 100g당 열량이 19㎉로 낮아 다이어트용으로 적합하다. 또한 섬유질이 많아 포만감을 주며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낮은 당지수(GI)로 당뇨병 환자식으로도 좋다.
일반 가지와 재배법 비슷해…일조량은 많아야
아직 태국가지의 재배법은 정립돼 있지 않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는 일반 가지 재배법과 별 차이가 없다. 수년째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는 한 농업인에 따르면 고온성 작물인 태국가지는 17℃ 이하에서 생육이 떨어지고 8℃ 이하에서는 저온 피해를 볼 수 있어 낮 기온이 22℃ 이상일 때 모종을 아주심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개 씨앗을 틔워 키운 모종을 심어 기르며 5월 초 아주심기 후 7~9월에 가지를 수확한다. 적정 발아 온도는 25℃ 정도로, 육묘 시기엔 기온 차가 1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비옥한 곳이 좋으며, 토양 산도(pH)는 5.5~6.5가 적합하다.
심는 거리는 40~50㎝가 적당하며, 1m 이상의 지주를 세우고 비닐 끈으로 줄기를 묶어 햇빛을 잘 받게 한다. 햇빛을 좋아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가지를 넓게 벌려 햇빛을 잘 받도록 하는 게 요령이다. 또 바람이 잘 통하게 해야 병에 걸리지 않고 튼실하게 자라므로 아래 잎이나 늙은 잎은 따줘 통풍이 잘되게 한다.
동남아 출신 외국인 중심으로 소비층 형성
태국가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작물로 경기 안산과 같은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주로 소비된다. 재배 역시 현지에서 태국가지를 경험한 다문화 결혼이주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판매도 활발한데 네이버쇼핑과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인터넷 직거래를 하는 농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남 무안에서 필리핀 출신 아내와 8년째 20여 종의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는 김종근 씨(43)는 “생산한 태국가지를 서울과 충북 청주 등에 있는 아시안푸드마트와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판매한다”며 “특히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판매는 단골고객이 형성돼 꾸준한 소비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씨는 “아직 태국가지가 대중화되지 않은 만큼 이를 판매용으로 재배하려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마케팅 계획을 세운 뒤 도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글 이소형 | 사진 농민신문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