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청년정책 청사진이 청년의 안정적인 농업 진입을 도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교하게 청년농 육성방안을 설계하고 농촌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진다.
지난해말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17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올해부터 5년간 추진될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청년정책 기본계획은 ‘청년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는 정책 로드맵으로 이번 2차 계획에서는 ▲일자리 ▲교육·직업훈련 ▲주거 ▲금융·복지·문화 ▲참여·기반의 5개 분야에서 282가지 과제를 발굴했다. 이 중 청년농과 연관된 내용은 일자리 분야에 4가지가 포함됐다.
먼저 공공임대용 농지규모를 지난해 2500㏊에서 올해 4200㏊로 늘리고 ‘선임대 후매도’ 사업 지원 물량을 지난해 50㏊에서 올해 200㏊로 늘리는 등 청년농을 우선으로 맞춤형 농지 공급을 확대한다.
아울러 단독주택형 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고 단지 안에 공동보육시설이나 문화·여가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하는 ‘청년 농촌보금자리’ 사업도 지난해 27곳에서 올해 32곳으로 확대한다.
이재명정부가 국정과제로 설정한 ‘예비농업인제도’ 추진 의지도 담겼다. 예비농에게 멘토링·실습·자금을 지원해 창농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 외에 청년농이 은퇴 후까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농업인 퇴직연금형 저축’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청년농들은 기본계획을 계기로 청년층의 농업 진입을 뒷받침할 정책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류진호 한국4-H청년농업인연합회장은 “정부가 선임대 후매도 방식의 농지 공급을 확대하고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농업이 생애 전반을 설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군으로 격상한 데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최인규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북도연합회 청년위원장은 “농사를 짓고 싶어도 농지나 주택이 없어 농업 진입을 꺼리는 청년이 많았던 만큼 기본계획에 농지·주택 공급 확대 의지가 담긴 것은 굉장한 희소식”이라고 했다.
다만 정책을 설계할 때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가 나왔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농지가 정말 필요함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려 공공임대 농지를 받지 못하는 청년농이 많았다”며 “확대된 농지를 배분할 때 정책으로부터 소외되는 청년이 나오지 않도록 관련 기준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정착지원금 지급이 종료되는 3년 이후의 소득 공백을 메울 정교한 경영 컨설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기후위기 등으로 인한 경영 실패 시 청년농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재기 안전망 구축 역시 자금 지원과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을 농촌에 정착시킬 유인책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청년 지역공동체 활성화나 문화체험 기회 확대 등의 목표가 기본계획에 포함됐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계획은 아쉽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청년들을 농촌에 머물게 하는 힘은 농지·주택과 같은 하드웨어를 넘어 의료·문화 인프라 등의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면서 “보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효 기자 hy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