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올해 8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농심천심(農心天心) 운동’은 단순히 도시민들에게 농촌의 가치를 알리는 선에서 멈추지 않는다. 농촌을 일터·삶터·쉼터로 변모시키고, 도시민이 농촌의 일원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농협이 농촌공간 정비 등 다양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여행부터 귀농·귀촌까지=농촌진흥청이 10월 발표한 ‘2024 농촌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촌여행을 다녀온 도시민들은 ‘마을 자원·매력(74.6점)’에서 받는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답했다. 이처럼 도시민들이 농촌마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에 매력을 느끼는 만큼 이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농협은 11월부터 ‘농심천심 도농교류 여행’을 새롭게 추진 중이다.
농심천심 도농교류 여행은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지역 관광 인프라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지자체는 농협을 통해 지역에 방문한 여행객에게 관광시설 이용료 등을 할인해주고, 농협은 도시민을 대상으로 모객과 홍보를 맡는다. 올해 ▲경기 양평 지평농협 ▲강원 정선 여량농협 ▲전남 강진농협 ▲경남 합천 해인사농협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내년부터 본사업으로 전환한다.
여행을 넘어 농촌에서 살기 원하는 도시민을 늘리기 위한 농촌 살아보기 붐도 조성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대로’나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빈집애(愛)’ 등의 정부 플랫폼과 연계해 도시민에게 농촌 살아보기 문화를 확산하고, 도시민과 농축협 조합원이 정착·영농 멘토링을 통해 이웃사촌을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주일 중 나흘은 도시에서, 사흘은 농촌에서 체류하는 4도3촌 생활을 준비할 수 있게 ‘농협형 농촌살기 시범마을’ 사업도 추진한다. 사업 유형은 6개월∼1년간 16.5㎡(5평) 수준의 텃밭과 숙소를 임대·제공하는 체류체험형과 1년 동안 165∼331㎡(50∼100평)의 소규모 농장에서 귀농 준비를 돕는 정주준비형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을 위하여=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농촌에 방치된 영농폐기물이나 손상된 지역 미관은 농촌 가치를 중요시하는 농심천심 운동의 비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행정력이 닿지 못하는 농촌에서 마을주민들이 직접 폐기물을 모으고 경관을 정비했다면, 현재는 고령화로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농촌의 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지자체 차원의 재정적 지원이나 농협과 같이 공공성이 강한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협은 이런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농심천심 운동의 3대 추진 전략에 ‘농촌공간가치 증대’를 포함했다.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는 농촌을 위해 올해 11월까지 387회 진행했던 영농폐기물 수거 캠페인을 내년 450회까지 늘린다. 농식품부와 협력해 진행하는 ‘미세먼지 저감 캠페인’ ‘대한민국 새단장 캠페인’ 등도 더욱 확대한다.
과거 농협은 농촌을 아름다운 정주 공간으로 만들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를 개최한 적도 있다. 2018년 제1회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홍점기 전남 나주 도래마을 전 이장은 “수백년의 역사를 지닌 도래마을을 가꾸고 청년들이 마을에 살고 싶게끔 만들기 위해 경진대회에 참가했다”며 “농협이 마을 가꾸기에 힘써준 덕에 마을공동체의 유대감이 강화되고 미관도 개선됐다”고 회상했다. 이렇듯 다양한 효과를 지닌 농촌마을 가꾸기는 올해 11월 기준 659회에서 내년 750회로 확대될 예정이다.
주거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농협은 2005년부터 소년소녀가장이나 고령농·독거농 등 취약농가의 주택 수리를 지원하는 ‘사랑의 집고치기’ 활동을 진행해왔는데, 사업추진 20년을 맞은 올해 7월 수리 가옥이 1000호를 돌파했다. 농협은 농심천심 운동의 일환으로 봉사대상 가구수를 늘리고, 관계기관이나 관련 기업체와 합동 봉사를 통해 수리 대상을 더욱 확대한다.
이 외에도 농협은 경남 하동 등에서 여성농의 가사 부담을 덜기 위해 진행하는 ‘마을 공동식당’ 사업과 관련해 일부 지역은 공동식당 조리시설 노후화로 화재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시설 개보수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재효 기자 hy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