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교통·복지·보건·디지털 접근성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평가를
사회적기업이 ‘이동장터’ 운영
지속가능한 모델로 전환해야
농촌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식품사막화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분절적 사업을 넘어 돌봄·복지와 연계한 통합적 식품지원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2월 26일 발간한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령가구가 밀집한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식품접근성 약화 실태를 진단하고, 식생활 돌봄 관점의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2024년 식료품점 도달거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기준 농촌 지역은 평균 14.4분이 소요된 반면 도시 지역은 3.9분으로 집계됐다. 면 지역의 경우 도시보다 약 3.7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식품 접근성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식품사막화 해소를 위해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와 ‘찾아가는 이동장터’를 비롯해 지자체와 지역 농협 차원의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대부분 시범사업이거나 단년도 예산에 기반해 추진되면서 제도 정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조사처는 “법·재정적 기반이 미흡한 데다 예산과 운영 인력이 지자체나 농협 등 외부 주체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여서 장기적인 운영이 어렵다”며 “이로 인해 사업 종료 이후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유사 사업이 반복되는 단절적 정책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식품접근성 개선이 농식품·복지·보건·교통·지역개발이 결합된 영역임에도, 관련 정책이 부처별로 분절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부처 간 연계 체계가 미비해 먹거리 보장 사각지대를 줄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공공생활서비스 전달체계와 연계한 통합적 식품지원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읍·면 지역의 식품사막화 문제는 단순히 상점이 없는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와 접근성 악화, 건강 취약성, 배후마을 인구 감소, 저소득 수준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구조적 문제”라며 “단일 이동장터 중심의 대응을 넘어 교통·복지·보건·디지털 접근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올해 3월 27일부터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 통합돌봄사업과 연계해 식생활 돌봄의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이동장터를 사회적경제기업 중심의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초기에는 공공재정을 통해 인프라 구축과 교육·컨설팅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노인급식과 연계한 안정적 수요 기반을 마련해 수익의 일부를 다시 지역 취약계층 지원에 재투자하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이 식품사막 해소뿐 아니라 돌봄·건강관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수행하는 지역 기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농촌식품기본법, 국민영양관리법에 식품 또는 식생활 환경 개선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란 기자 hongr@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