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버섯 배지 정의 재정립해
폐기물로 분류 문제 해소
수확 후에는 자원으로 인정
업계, 국회에 법안 통과 촉구
‘버섯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버섯산업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는 버섯은 건강식품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임에도, 버섯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테두리가 없다는 버섯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제정법안이다. 버섯업계에선 버섯산업법이 제정돼 버섯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버섯산업이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버섯산업법안은 지난해 12월 말 이병진 더불어민주당(평택을)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번 법률안은 같은 해 9월 1일 본보가 이병진 의원·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와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2025년 버섯산업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공론화된 지 100여일이 지난 시점에 국회에 제안됐다. 주요 내용 중 하나는 ‘버섯 배지’ 정의다. 버섯 재배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기물질로서 톱밥, 옥수수 속대, 참나무, 곤충 사체 등을 버섯 배지로 규정했다. 버섯업계에 따르면 ‘종자산업법’에 따라 종균이 접종된 배지는 분명한 종균이지만, 버섯 배지는 법적 정의가 없어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다. 이 때문에 버섯 배지 수입 시에는 ‘폐기물 수입신고’를 해야 한다. 버섯산업법이 제정될 경우 버섯 배지가 버섯 생산을 위한 투입재로 인정받는 만큼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게 되며, 폐기물 수입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버섯산업법안에선 ‘수확 후 배지’도 자원으로 인정한다. 현재 수확 후 배지는 배지와 마찬가지로 폐기물 대상이다. 수확 후 배지는 사료와 비료, 연료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 자원임에도 폐기물관리법에 묶여 톤당 2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처리 비용을 농가가 떠안고 있다. 버섯산업법안엔 농림축산식품부가 유해 성분 기준을 충족하는 수확 후 배지는 폐기물관리법에도 불구하고 폐기물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했으며, 정부가 버섯산업 육성을 위해 수확 후 배지를 자원화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도 제시했다.
그밖에 농식품부는 버섯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하고, 버섯의 안전성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배지의 원료, 제조 시설 및 성분 등에 관한 품질기준을 정해 고시하게 하는 내용도 버섯산업법안에 담았다.
이병진 의원은 “지난 9월 토론회에서 버섯산업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를 모았고, 여러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쳐 입법에 이르게 됐다”며 “오늘 대표발의한 법률안이 본회의를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농해수위 위원으로서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버섯산업을 위한 법률안은 총 두 건이 있었다. 2013년(19대 국회) ‘버섯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과 2019년(20대 국회) ‘버섯산업육성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두 법안 상임위에서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으며,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버섯생산자연합회가 ‘버섯산업이 낡은 규제의 족쇄를 풀고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국회에 법률안 통과를 간곡히 촉구하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김민수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장은 “버섯산업은 독자적인 법률 하나 없이 임산물과 농산물 사이의 경계에서 정책적 소외를 겪어 왔다”며 “농업 총생산의 2.1%를 차지하고,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지만 법적 보호장치가 전무했던 것이 농가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버섯산업법 제정의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며 “버섯생산자연합회와 5만 버섯인은 국회가 농가의 이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해 주길 간곡히 호소하며, 정부와 국회의 현명한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