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전체 산업규모 9719억원
직전대비 11% 늘었지만
판매액 5억 미만 업체가 92.3%
연구소 보유 업체 38곳 불과
육종인력도 정체…1257명 그쳐
AI 등 첨단기술 도입 못해
정부 민간R&D 지원 예산 늘려야
종자산업 외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영세한 산업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미래 종자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육종 연구 기반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자업계에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2024년 종자산업 외연은 확대=국립종자원은 최근 ‘2024년 종자산업 현황조사(종자업·육묘업)’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말 기준 4128개(종자업 2561개·육묘업 1567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2024년 종자산업(종자업+육묘업) 규모는 9719억원으로 직전 조사인 8754억원(2022년)과 비교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자 부문 판매액은 6901억원으로 6757억원보다 2.1%, 육묘 부문은 2818억원으로 1997억원보다 41.1% 각각 늘었다. 이 중 종자업의 경우 국내 판매액은 6108억원으로 2022년 대비 8.7% 증가했고, 수출액은 793억원으로 30.1% 감소했다.
종자 판매액에선 채소 종자가 4026억원(58.3%)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가운데 과수종자 821억원(11.9%), 화훼종자 668억원(9.7%), 버섯종자 580억원(8.4%), 산림종자 359억원(5.2%), 식량종자 328억원(4.8%)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화훼종자는 2022년 대비 26.5%, 채소종자는 13.5%, 과수종자는 18.3% 각각 증가했고, 채소종자는 3.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영세성 여전히 심화=이번 조사를 두고 종자업계는 영세한 산업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종자업체 수는 2561개로 2022년 2143개보다 418개 증가했는데, 이 중 402개가 종자 판매액이 5억원 미만인 소규모 업체다. 2024년 소규모 업체의 비율은 전체의 92.3%로, 2020년 89.4%, 2022년 91.6%에서 더 확대됐다. 중소규모(5억~15억원 미만) 업체는 19개 늘어난 반면, 중규모 업체(15억~40억원 미만)는 5개 줄었다. 갈수록 종자산업의 영세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자업계 관계자는 “2024년 국내 판매액이 늘긴 했지만, 전체 종자업체 수가 증가한 부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감소했다”며 “그간 종자산업 현황조사에서 계속 증가하던 수출 실적이 2024년에 줄어들었기 때문에 종자산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육종 기반도 취약하다=더 큰 문제는 육종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종자업체 수가 2022년 대비 418개나 증가했음에도, 2024년 연구소를 보유한 종자업체 수는 38개로 2022년보다 1개 줄었다. 전체 육종 인력 규모도 2017년 1292명에서 2020년 1682명으로 증가한 이후 2022년 1261명, 2024년 1257명으로 정체 상태다. 2024년 국내 종자업 종사자 수가 1만5703명으로 이전 조사 대비 23.1% 증가한 상황에서 종자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육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현재 육종 인력 규모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들 육종 인력의 대부분은 관행 육종에 종사하고 있다. 2024년 관행 육종 인력은 1134명으로 전체의 90.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육종에도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복합 형질 품종을, ‘빠르고 정확하게’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를 담당할 생명공학 인력은 부족하다. 2017년 180명이었던 생명공학 인력이 2020년 307명으로 127명이 늘었다가 2022년 154명, 2024년 123명으로 줄었다.
종자업체 중 2024년 육종 실적이 있는 곳은 303개(11.8%)로 조사됐다. 이전 조사 때보단 14개 업체가 늘었지만, 총 종자업체 증가분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다. 품종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도 2020년 695억원, 2022년 596억원, 202년 593억원으로 감소세다.
종자업체의 사업내용을 보더라도 육종에 비중을 두는 곳은 많지 않다. 사업내용은 육종과 생산, 가공, 판매, 육묘 등인데, 사업내용에 육종이 포함된 종자업체는 238개(9.3%)다. 육종없이 ‘생산-판매’를 하는 업체가 1174개(45.8%)로 가장 많았고, ‘생산-판매-육묘’가 418개(16.3%), '생산'이 194개(7.6%)로 그 다음을 이었다. '육종-생산-판매'를 사업내용으로 하는 곳이 141개(5.5%)로 네 번째로 많았다.
또 다른 종자업계 관계자는 “종자 연구개발 없이 종자를 수입하는 곳만 많아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스마트팜 정책만 보더라도 정부에선 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스마트팜을 위한 종자 개발과는 연계하지 않아 스마트팜으로 인해 수입종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희종 한국종자연구회장은 “종자산업에서 중요한 가치사슬이 육종인데, 이번 현황 조사에서 확인했듯 종자업체만의 힘으론 육종에 적극 나서긴 어려운 환경”이라며 “민간 R&D 지원 예산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수와 수출을 늘리기 위한, 일례로 민간에 식량작물의 R&D를 열어준다거나 종자업체의 규모화를 유도하는 등의 정책들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