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업 생산성 저하 문제가 대두되자 스마트팜 확산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마트팜의 대표적 방식인 토경과 수경 재배의 장단점을 분석해 효과적인 보급 방안을 연구한 논문이 나왔다.
농협대학교 협동조합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스마트팜 재배방식별 기술 수용 요인과 확산 전략’ 연구에 따르면 토경 스마트팜은 기존 시설재배 설비에 창문 개폐, 냉난방기 운전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토지·노동의 대체 효과는 적지만 설치와 조작이 용이하고 초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수경 스마트팜은 농작물의 생육정보나 환경정보와 같은 정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액 공급량을 자동 조절하는 등 토경 스마트팜보다 지능화된 형태다. 초기 투자비용이 높지만 토지·노동의 대체 효과가 크고, 단기간 기른 작물을 연중 내내 수확할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논문은 일반적으로 토경 스마트팜 도입 농가는 용이성을 중시하고, 수경 스마트팜 도입 농가는 유용성에 방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스마트팜 농가 4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토경농가는 ‘영농편의성 증대’ 부문에 대한 만족도가 3.50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수경농가는 ‘농산물 품질 향상’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3.66점)를 보였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토경농가는 ‘생산량 증대’ ‘생산비 절감’ ‘노동력 절감’ 항목에서는 3점 이하의 만족도를 보였으나, 수경농가는 모든 부문에서 3점 이상을 기록했다.
토경농가는 스마트팜에 관한 정보를 농업지도기관에서 얻는다는 응답이 71.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수경농가는 동료 농민(31.6%)이나 인터넷(10.3%)을 통한 정보 획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수경농가는 토경농가에 비해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토경농가 사이에선 스마트팜 도입 촉진을 위해 기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수경농가는 토경농가보다 ‘자금 지원 강화’와 ‘기술 표준화 및 사용 편의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논문은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선 먼저 기존 시설농가가 스마트팜을 설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토경농가가 스마트팜 도입 과정에서 스마트팜 기술 교육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만큼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이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논문을 작성한 남기포 농협대 교수는 “기술적 진보를 고려하면 이차적으로 토경 스마트팜 농가가 수경으로 전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수경 기술 도입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시설 관리를 위한 기술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경농가가 충분한 경험과 기술 습득 이후에 수경으로 전환하고, 수경 재배의 품질 향상과 생산량 증가 효과가 충분히 가시적일 때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농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청년은 토경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수경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 재배방식간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남 교수는 “수경 스마트팜으로 농업을 시작한 청년은 토경에서 배울 수 있는 섬세한 생육관리 기술이 부족할 수 있다”며 “청년 수경농가가 멘토링 등을 통해 선도 토경농가의 재배기술을 습득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재효 기자 hy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