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국민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와 함께 사과와 감귤나무의 탄소흡수 계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국가 온실가스 배출·흡수 계수로 최종 등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농진청은 농경지 부문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권고하는 티어2(Tier 2) 수준의 정밀 산정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티어2는 자국의 기후 토양 품종 재배관리 특성을 반영한 계수를 적용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가 온실가스 배출·흡수량을 더욱 정확하게 추정하는 방식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산림의 임목만을 탄소흡수원으로 반영해 왔다"며 "과수원은 토양 탄소만 포함됐을 뿐, 나무 자체가 흡수·저장하는 탄소량은 관련 계수가 없어 공식 산정에서 제외돼 과수의 기후변화 완화 기여도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국가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과수 재배면적 비중이 높은 사과(22%)·감귤(18.5%)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표 품종과 재배 형태, 주산지, 갱신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상부 바이오매스 상대생장식 ▲뿌리-지상부 비율 ▲탄소함량비 ▲갱신주기별 바이오매스 탄소축적량 등 과종별 4종의 고유 탄소흡수 계수를 개발했다.
개발한 계수를 2024년 재배면적에 적용한 결과 감귤은 18만9000t, 사과는 17만2000t의 탄소를 각각 축적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나무의 생육 연령에 따른 편차는 있지만 갱신주기를 기준으로 평균화하면 감귤은 나무 한 그루당 12.4㎏, 사과는 7.2㎏ 수준으로 탄소를 축적하는 셈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재배면적이 1000㏊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사과 과수원은 26만235t, 감귤 과수원은 34만174t의 이산화탄소 추가 흡수·저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계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검증을 거쳐 지난해 말 최종 공표됐다. 향후 국가 온실가스 배출·흡수량 목록 작성에 공식 활용될 예정이다.
김대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직무대리는 "과수 바이오매스 탄소축적량이 국가 통계에 반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