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고성진 기자]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논의
6.3 지방선거 앞두고 속도전
7월 출범 목표 일정 구체화
행정 효율성·경쟁력 강화 명분
대도시에 정책·재정 배분 고착화
농촌·인구감소지역 뒷전 우려
6·3 지방동시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등 권역별 행정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여야 주요 정당까지 가세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 출범을 목표로 한 일정이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논의가 속도를 낼수록 행정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뒤에 농촌과 인구 감소 지역의 목소리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광역 단위 통합이 대도시 중심의 정책·재정 배분 구조를 고착화해 격차를 오히려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전·충남 국회의원들과, 지난 9일에는 광주·전남 국회의원들과 각각 오찬 간담회를 갖고 행정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전·충남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대한민국 균형 성장과 재도약의 중심지로서 행정기관 소재지나 명칭 등의 문제도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해결하자”고 언급했다. 광주·전남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며 통합 논의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 역시 통합 논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통합 단체장 출마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발전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고, 조만간 광주·전남 특위도 구성할 계획이다. 국민의힘도 이미 소속 광역단체장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행정통합 추진을 선언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45명의 소속 의원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광역단체 통합 논의에 시동을 걸어왔다. 국회 안팎에서는 2월 관련 특별법 통과, 6월 통합 단체장 선거, 7월 통합 단체 출범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행정통합 속도전 이면에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원외 정당을 중심으로 행정통합 논의에 앞서 예산권과 입법권의 지방 이양 등 실질적인 지방분권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통합 이후 농촌 등 권역 내 소외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 공고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의 성패는 통합의 규모가 아니라, 농촌과 소외지역을 어떻게 보호하고 주민의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충분한 숙의와 주민투표 없이 추진되는 통합, 농촌과 주변에 대한 명확한 안전장치 없는 통합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사회 붕괴와 농촌 소멸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경욱·고성진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