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노후 주택 밀집, 개별난방 96%
월 평균 에너지비용 16만5000원
도시가구보다 4만원 이상 높아
에너지바우처는 월 3만원 그쳐|
요금 보조 중심 대응으론 한계
주거성능 개선 등 '기후복지' 시급
농촌 가구의 에너지 비용이 도시 가구보다 약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에너지 요금 인상, 개별난방 중심의 에너지 사용 구조가 겹치면서 농촌의 에너지빈곤이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지만, 현행 에너지복지제도는 이를 충분히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금 보조 중심 대응을 넘어 주거 성능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기후복지’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지난 6일 발간한 ‘에너지빈곤대응에서 기후복지로: 초고령사회의 에너지복지정책 추진 방향 검토’ 브리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브리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102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전기요금은 2019년 이후 다섯 차례 인상돼 2023년 기준 누적 35.9%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2019~2024년 1분기 에너지 부담 증가율은 전체 가구 58.7%, 최저소득층은 78.3%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의 취약성은 에너지 비용 구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2년 1분기 기준 월평균 에너지 비용은 도시 가구가 12만3000원인 반면, 농촌 가구는 16만5000원으로 약 4만원 이상 높았다. 반면 에너지복지제도의 핵심 수단인 에너지바우처의 월평균 지원액은 약 3만원에 그쳐 농촌의 실제 에너지 비용을 보전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에너지바우처 지원 방식이 실물카드와 가상카드로 이원화돼 있어 고령층과 농촌 거주자의 이용 제약이 크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가계동향조사 분석 결과, 노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82만 원으로 전체 가구의 63.6% 수준에 그쳤고, 지출은 식료품·보건비·주거·광열비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을수록 노후주택 비율도 함께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되면서, 노후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농촌 고령가구일수록 난방비 부담이 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에너지 비용이 소득의 10% 이상일 경우를 에너지빈곤으로 정의하고, 저소득층(중위소득 45% 이하)의 50~60%가 에너지빈곤 상태에 놓여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난방비 기준 에너지빈곤율은 전체 인구의 8.1~11.5% 수준이며, 농촌은 12~15%로 도시(5~6%)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이 같은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는 농촌의 에너지 사용 구조가 지목됐다. 농촌 지역은 개별난방 의존율이 96.2%에 달해 도시보다 에너지 효율이 낮고, 등유·LPG 등 난방 연료비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국회 미래연구원은 영국·프랑스·스웨덴 등의 해외 사례를 들어 주요 국가들이 비용 보조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주택 성능 개선과 에너지 효율 향상에 정책의 무게를 옮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역시 에너지빈곤을 소득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주택 성능과 난방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채정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에너지복지 정책 전달체계가 부처별로 분산돼 있어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소득·주거·건강·기후 노출 정보를 연계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