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농협 조직 전반에 대한 쇄신과 제도개선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국민과 농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책임 있는 자세로 후속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농협의 내부통제 기구 구성 및 운영 부적정 문제 등을 지적했다.
농협은 우선 중앙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강 회장은 관례에 따라 겸직해온 농민신문사 회장과 농협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난다.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 농협 상호금융 대표,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임원도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앞으로 강 회장은 인사를 비롯한 경영 전반을 사업전담대표 등에게 맡기고, 본연의 책무인 농업·농촌 발전과 농민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에 매진할 방침이다. 해외 출장 시 규정을 초과해 집행한 숙박비는 강 회장이 개인적으로 반환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조계·학계·농업계·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협개혁위원회’도 구성한다. 위원회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 지배구조, 농축협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 선거제도 등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조합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방안을 함께 마련한다. 농식품부가 구성할 예정인 ‘농협개혁추진단’과도 긴밀히 소통해 개혁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농정대전환 정책에 적극 동참해 농협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스마트농업 확산, 청년농민 육성, 공공형 계절근로제 등 농정 핵심 과제와 농협 사업을 연계 추진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농협은 지난 65년간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과와 쇄신안에 대해 농업계는 농협이 ‘농민 실익 증진’이라는 설립 목적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강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자체 쇄신안은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조직을 정상화하겠다는 결단”이라며 “농협은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약속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농민 소득 증대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개혁의 당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농협의 특수성을 고려해 자율적인 쇄신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효·김소진 기자 hy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