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내수시장의 혹한기가 길어지고 있다. 현장에선 고령화에 따른 농작업 대행 확산세가 농기계 내수시장 위축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타개책 마련에 나섰다.
농협경제지주가 최근 내놓은 ‘2025년 주요 농기계 기종별 융자 취급 관련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농기계 판매대수는 2만803대로 집계됐다. 전년(2만1836대)보다 4.7% 줄면서 5년 연속 줄었다. 2021년(3만4727대)과 비교하면 40.1% 감소했다.
현장에선 고령농민 증가로 인한 영농대행 확산이 개별 농기계 구매 수요를 꺾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남 해남군 마산면에서 벼를 재배하는 민관씨(42)는 “고령화에 더해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어르신들 상당수가 농기계를 팔고 영농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씨는 “영농대행을 하는 농업법인 역시 고마력 농기계를 집약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보니 새 농기계를 사는 사례가 드물다”고 전했다.
판매금액 현황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농기계 전체 판매액은 6850억4237만원으로 전년(6761억4528만원)보다 1.3% 늘었다. 다만 2021년(8633억3529만원)과 비교하면 20.7% 하락했다.
농협경제지주 자재사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농협 계통 계약 공급가격은 동결됐지만, 농기계 제조사 평균 판매가격이 3.3% 상승했다”며 “판매대수는 줄었으나 고마력 기종 비중 확대와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단기간 내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제품군 다변화와 수출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드론을 제외하면 내수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기종을 찾기 어렵다”며 “사료배합기·사료공급기·동력제초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기종에서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주요 농기계업체도 이같은 현실에 공감하는 상황이다. TYM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국내 농기계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LS엠트론 역시 지난해 국내 농기계 매출이 전년보다 5%가량 하락했다.
대동 관계자는 “내수시장 위축으로 판매대수는 감소했지만 정밀농업 솔루션과 농업로봇 출시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쓴 결과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다”면서 “자율주행 등 하이테크 기능을 기반으로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고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