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34곳의 상임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여성 상임임원 선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주목된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갑)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농협중앙회 및 자회사들의 성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농협중앙회 성평등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15일 밝혔다.
현행법은 여성 조합원 비율이 30% 이상인 지역농협에 대해 여성 이사 1인 이상 선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와 중앙회 자회사에는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가부장적 조직문화와 성별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농협중앙회와 자회사에서 여성 직원 비율이 30%를 넘고 상임임원이 2명 이상일 경우, 여성 상임임원 선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농협중앙회 및 자회사는 현재 34개사 가운데 5개사로, 법안이 시행되면 여성 상임임원 수는 최소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여성 상임임원 비율은 약 8%로, 국내 대기업 평균 수준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 14일 현재 여성 직원 비율이 3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농협중앙회, 농협유통,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향후 여성 직원 비율이 30%를 넘어서면 여성 상임임원 비율은 최대 14%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성 상임임원 확대는 △성비 불균형 해소 △양성평등 실천 △조직 다양성 확보 △사회적 책임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임직원의 성별 구성은 상층부로 갈수록 불균형이 심각한 실정이다. 송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4일 기준 농협중앙회 및 34개 자회사의 전체 직원 2만7793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39%였다. 그러나 상임임원 58명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집행간부 98명 중 여성 비율은 6%, 부실장급 377명 중 여성 비율은 6.5%에 그쳤다. 이는 국내 대기업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송 의원은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을 지원하는 공공성이 강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부의 양성평등과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전반에 성평등한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키고, 조직의 책임성과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