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달걀 포장지에 더해 껍데기(난각)에 달걀의 품질 등급(1+·1·2)을 표시하겠다는 방침을 강행하면서 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달걀 껍데기에 품질 등급을 직접 표시하는 내용을 담은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을 개정 고시했다고 밝혔다. ‘축산법’에 따르면 국산 쇠고기·돼지고기는 등급판정을 받은 뒤 유통해야 한다.
달걀은 그동안 희망하는 업체에 대해서만 등급판정이 이뤄졌다. 등급판정 결과도 포장지에만 표시했고 달걀 껍데기엔 등급판정을 거쳤다는 의미로 ‘판정’이란 문구만 찍었다.
하지만 고시 개정에 따라 ‘등급판정을 받은 후 포장하는 공정’을 갖춘 업체는 달걀 껍데기에 품질 등급(1+·1·2등급)을 표시할 수 있다. 포장 후 등급판정을 받는 업체는 종전대로 ‘판정’을 달걀 껍데기에 표시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소비자들이 달걀 껍데기에 적힌 ‘판정’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른다는 조사 결과를 고시 개정 배경으로 들었다. 포장지 제거 후엔 달걀의 품질 등급을 알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익성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등급판정을 받은 후 포장하는 공정’을 갖춘 달걀선별포장업체 2곳이 새 제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형마트·유통업체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 껍데기에 등급이 표시된 달걀이 많이 유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현행 달걀등급제 자체에 대해 허점이 있는 상황에서 제도를 개편한다면 자칫 달걀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본지는 달걀 등급판정 정책 개편 방침을 전하면서 산지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추진이란 비판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2025년 9월29일자 8면 보도).
대한산란계협회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등급을 받기 위해 농가는 별도의 판별 시설·인력을 갖춰야 하고 달걀 한개당 판별 수수료를 공공기관에 납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두영 산란계협회장은 “실질적인 품질 차이가 없는 데도 등급이 판정된 달걀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평균 15.3% 높은 가격에 유통되고, 농민은 달걀 한개당 1원의 수수료 부담을 떠안게 된다”면서 “정부가 현장 우려를 외면한 채 실질적인 품질 차이 없이 가격만 올리는 제도를 강화해 달걀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