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젖소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습니다. 누적된 개량의 결과물이죠.”
16일 만난 최명회 경기 포천 노곡목장 대표(66)는 지난해 10월 농림축산식품부·한국종축개량협회가 주최한 ‘2025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최고상인 ‘그랜드 챔피언’(대통령상)과 ‘시니어 챔피언’을 동시에 받은 젖소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최 대표가 강조한 개량의 출발점은 혈통이다. 그는 품평회 수상 등 성적이 검증된 어미소 혈통을 기준으로 착유량, 유방 탄력성, 강건성 등을 종합해 개량해왔다고 설명했다.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아비소 정액으로 최고급을 고집해온 이유도 마찬가지다. 1986년 낙농업에 발을 들인 그는 1997년 전업으로 전환했다. 주변 농가에서 한마리당 1000원대 정액을 쓸 때도 최 대표는 4만∼5만원짜리를 고수했다. 개량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주변 농가의 하루 납유량이 300∼400㎏ 수준일 때 노곡목장은 1000㎏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서른일곱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개량은 타협할 수 없었다”면서 “젖소가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니 그 딸소를 거래할 때도 높게 평가받아 남는 장사였다”고 귀띔했다.
노곡목장은 부지 1만9835㎡(6000평), 건물 7600㎡(2300평) 규모에서 젖소 180마리를 사육한다. 육성우 사육 공간은 월령에 따라 나눠져 있다. 송아지를 생후 30∼40일간 신생우방에서 관리한 뒤 포유방·자유급식방·제한급식방 순으로 옮겨 키우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성장단계에 맞춰 사양관리하자 병치레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농가간 연대도 강조했다. 최 대표는 2003년부터 포천 낙농가 모임인 ‘포천개량동호회’를 이끌고 있다. 평소엔 경쟁하며 개량 의지를 키우되, 전염병 같은 위기 앞에선 ‘한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철학이다.
그는 2011년 인근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확산으로 젖소 110마리를 살처분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그때 살아남은 송아지 34마리의 후대 중에서 대통령상 수상 가축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올해 미국·유럽연합(EU)산 우유 관세 철폐와 생산비 상승으로 낙농가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개량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웃과 공생하는 법을 후배 낙농가에 전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포천=이미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