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본보 1월 20일자 1면 참조>, 진보당이 식량·검역주권 훼손이라며 추진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진보당은 16일 논평을 통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한일 정상회담 직후 CPTPP 가입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십수 년간 농민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가 이어져 왔음에도 사전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CPTPP 가입은 실익 없는 과도한 개방이자 국가 주권을 흔드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진보당은 특히 CPTPP가 요구하는 고강도 시장 개방이 국내 농업에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CPTPP는 관세 철폐율 95% 이상을 요구하는 협정으로, 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세계적인 농업 강국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진보당은 “이미 한국은 21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농업 개방률이 75%에 이른 상황”이라며 “농민들에게 더 이상 내어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검역주권 침해 우려도 제기했다. 진보당은 “CPTPP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은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구획 단위’ 기준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검역주권을 협정에 넘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진보당은 “CPTPP 내에서 영향력이 큰 일본은 신규 가입국에 후쿠시마산 식품·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입장료’처럼 요구해 왔다”며 “대만과 영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CPTPP 가입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문제는 어떤 통상 협상에서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실익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진보당은 “한국은 CPTPP 회원국 12개국 가운데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와 이미 양자 FTA를 체결한 상태”라며 “추가적인 관세 인하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디지털·지식재산권·환경·노동 분야에서의 규제 완화와 시장 개방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더 많은 개방과 수출 확대만이 해법이라는 낡은 신자유주의 논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식량주권과 경제주권을 위협하는 CPTPP 추진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