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실제적으로 원료곡(나락)이 부족한 것인지, 산지에 묶여 있는 것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격 기대 심리로 재고를 쌓아둔 채 물량을 풀지 않는다면, 가격 급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은 분명하다.”
1월 들어 쌀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달리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현장에서는 수급 상황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9일 발표한 1월 2회 차(15일자) 산지 쌀값은 80kg 정곡 기준 22만9028원으로, 1회 차(5일) 22만8420원보다 0.3% 올랐다. 앞서 5일자 가격 역시 직전 회차인 지난해 12월 25일(22만6736원)보다 0.3% 상승했다. 이로써 1월 들어 쌀값은 당초 약보합세 전망과 달리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1월 초 “산지 쌀값은 햅쌀 가격이 반영된 10월 5일자 최고점 대비 약 8% 하락했으며, 향후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같은 예측과 다른 흐름에 대해 우선적으로는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로 산지 출하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점이 아니고, 오히려 소비 둔화 국면임에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출하 지연의 영향이 크다”며 “공공비축미 가격이 예년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가격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제 산지 재고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상존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1월 약보합세 전망과 달리 새해 들어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은 재고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며 “수확기 직전인 지난해 9월 말 벼가 부족했고, 10월에는 출하가 늦어지면서 이른바 ‘당겨먹기’가 발생해 2025년산 쌀 소비가 지난해로 상당 부분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엇갈린 진단 속에서도 산지에서 재고 물량을 쌓아두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에는 비교적 의견이 모인다. 가격 기대 심리로 출하가 지연될 경우, 정부가 시장 격리 물량을 풀 명분을 얻게 되고, 이후 지연됐던 출하 물량까지 한꺼번에 쏟아지면 단경기로 갈수록 쌀값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RPC 관계자는 “가격 기대 심리로 물량을 계속 보유해 쌀값이 오른 것이라면 정부에 잘못된 신호를 줘 격리 물량 방출로 이어질 수 있고, 이후 재고 물량까지 풀리면 단경기 가격 급락 등 후폭풍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물량을 쌓아둘 때가 아니라 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RPC 관계자는 “정부가 실제로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쌀값이 계속 오를 경우 대여곡 상환을 1년 연장하거나 현금 상환을 허용하고, 필요하면 격리 물량을 풀 수 있다는 정도의 정책적 신호를 시장에 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쌀값 상승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소비량 조사 결과와 함께 수급 상황을 종합 점검한 뒤, 조만간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김동현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산지에 물량이 많다는 목소리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만큼, 매월 농협과 민간 RPC 재고 물량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산지 쌀값 추이와 국가데이터처의 쌀 소비량 조사 결과를 함께 분석해 조만간 추가 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