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경자유전→경자용전 전환 논의
농업민생 4법 하위 규정 구체화
농업 AX는 ‘생존의 문제’로 짚어
청년농 정책 정착 지원 중요성
농어촌기본소득 재원 마련 강조
새 정부 출범 1년을 맞는 2026년은 국민주권정부가 국정 농정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GSnJ 인스티튜트는 20일 발표한 시선집중에서 ‘2026년 한국 농업·농촌을 뜨겁게 달굴 5대 위협과 기회’로 △농지제도 개편 △농가 경영안정정책 구체화 △농업부문 AI 전환(AX) △청년농 육성 고도화 △농어촌기본소득제 도입을 꼽았다. 농업·농촌 구조 전환을 둘러싼 핵심 쟁점들이 한꺼번에 맞물리며, 제도 설계와 정책 선택에 따라 위기와 기회가 갈릴 분수령이라는 진단이다.
가장 큰 화두로는 농지제도의 혁신적 개편이 제시됐다. 현행 농지제도는 ‘농지 소유자=경작자’라는 자작농 체제(경자유전)를 전제로 설계돼 왔지만, 상속 등으로 비농민 소유가 늘고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로 자경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법과 현실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만 허용하는 현행 체계로는 확산된 임대차·위탁영농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자유전’에서 ‘경자용전’으로 전환해 소유권과 이용권을 분리하고, 생산적으로 농지를 활용할 수 있는 주체가 안정적으로 경작하도록 제도 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임대차를 ‘원칙 허용–예외 금지’로 전환하려면 장기 임차농 보호 장치와 임대차 신고제 도입, 디지털 기반 농지정보 플랫폼 고도화, 지구 단위의 계획적 농지 이용 체계 구축 등 관리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GSnJ는 “농지제도 개편은 찬반 논쟁을 넘어 변화한 생산 구조를 제도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의 문제”라며 “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농가 경영안정정책의 실효성 역시 주요 시험대로 지목됐다. 기후위기로 농업재해가 빈발하고 농업 투입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겹치며 농가 경영 불확실성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GSnJ는 ‘국가 책임을 강화한 농정’ 기조 아래 추진되는 경영안정 대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양곡법과 농안법, 농작물재해법 등 농업민생 4법과 연계된 하위 규정 마련과 집행 과정에서 정책이 형식화되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업부문 AI 전환(AX)은 기회이자 동시에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인공지능과 피지컬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상황에서, 농업이 전환 흐름에서 뒤처질 경우 산업 간 격차와 농업 소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GSnJ는 “농업 AX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짚었다.
청년농업인 육성정책 역시 전환점에 서 있다. 그동안 선발과 자금 지원 확대에 집중돼 왔지만, 2026년부터는 후계농 육성자금의 원리금 상환이 본격화되면서 부실 위험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GSnJ는 “청년농 정책의 핵심 목표는 숫자가 아니라 정착”이라며, 교육과 현장 경험을 강화하고 준비도가 검증된 청년농에게 금융 지원을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책 고도화를 제언했다.
농어촌기본소득제는 지역소멸 대응과 기본사회 실현을 둘러싼 뜨거운 정책 실험으로 평가됐다. 시범사업과 입법 논의가 병행되는 가운데, GSnJ는 본사업 도입 이전에 재원 규모 추계와 재원 조달 계획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용 대상 지역 설정과 기존 농정·복지 정책과의 관계 정리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제도 지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황의식 GSnJ 농정혁신연구단장과 윤석환 GSn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학교 교수, 정윤용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자문역이 공동 집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