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른바 ‘가을장마’로 벼 깨씨무늬병이 크게 돌아 농가들이 발을 굴렀다. 농작물 방제당국에 따르면 피해면적만 109개 시·군 4만6076㏊에 달했다. 이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겨울철 논에 규산질비료(토양살포제)를 뿌리는 게 중요하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깨씨무늬병은 곰팡이균이 벼 잎 등에 달라붙어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서서히 말라 죽게 하는 병이다. 초기엔 잎에 깨알 같은 작은 갈색 반점이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벼 줄기(이삭목)와 벼알이 갈변한다.
농진청이 규산질비료 살포를 강조한 것은 병 발생과 토양 성분 간 상관관계 때문이다. 지난해 깨씨무늬병 피해 논의 토양을 분석한 결과 규산(유효 규산) 함량이 낮은 곳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이에 따라 벼 재배농가는 해당 시·군농업기술센터에 토양 검정을 의뢰한 후 유효 규산이 157㎎/㎏ 미만으로 확인되면 올해 모내기 전까지 규산질비료를 살포해달라고 농진청은 당부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규산질비료는 3년 주기로 꾸준히 투입해야 토양 내 유효 규산 함량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흙 섞어주기(객토)와 유기질 퇴비를 투입하는 것도 땅심(지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퇴비를 살포한 논은 18㎝ 이상 깊게 갈아 토양 완충능력을 키운다.
깨씨무늬병 방제와 논토양 지력 관리 방법이 소개된 안내문은 전국 시·군농기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월까지 전국에서 시행 중인 새해농업인실용교육을 통해서도 진단·방제 요령을 파악할 수 있다.
권철희 농진청 농촌지원국장은 “지난해 깨씨무늬병 피해가 1000㏊ 이상 발생한 21개 시·군 2만9379㏊를 대상으로 1∼3월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면서 “피해율이 50% 이상인 필지를 소유한 농가엔 토양개량제를 지원하는 만큼 지난해 피해가 컸던 논은 규산질비료 공동 살포에 반드시 참여해 병해 예방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