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시설물 화재에서 발생한 불티가 산림으로 번지며 산불로 확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산림 인접 건축물 화재 대응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주택·공장 등 시설물 화재 시 발생하는 불티가 산림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건축물 화재 산불 비화 방지 대책(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1일부터 21일까지 발생한 산불 26건 가운데 산림 인접 시설물에서 시작된 산불은 8건으로, 전체의 약 31%를 차지했다. 지난 21일 전남 광양시 옥곡면과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건축물 화재 불티가 산림으로 옮겨 붙으며 확산된 사례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실내 및 현장 실험을 통해 화재 양상을 분석한 결과, 진화 과정에서 고온과 수압의 영향으로 건축물이 붕괴될 경우 다량의 불티가 발생·확산되며 산림 전이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실험에서는 화염 중심부 온도가 최고 약 1200℃까지 상승했으며, 건축물과 산림 간 이격거리가 50m 이내일 경우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진화 방식에 따라 물을 직접 분사하는 ‘직사 방식’보다 안개 형태로 살수하는 ‘분사 살수 방식’이 비화 방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사 살수 방식은 직사 방식 대비 불티의 비화거리 44%, 발생량 84%, 크기 58%를 줄였으며, 산림 내 착화 가능성도 약 10%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인지–관리–대응–확대’를 축으로 한 4대 대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주택 화재가 산불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예방 활동 강화 △산림 인접 시설물 주변 가연성 물질의 사전 정비·관리 △초동 대응 시 건축물 주변 산림에 우선 살수해 방어막을 형성한 뒤 건물 진화에 착수 △평상시 건축물과 산림 사이 이격 공간 확보 및 안전공간 조성 사업 확대 등 예방 중심 관리가 핵심이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장은 “불티가 바람을 타고 산림으로 전이되는 순간 대형 산불로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며 “위험 인식과 가연물 관리, 현장 대응 방식 개선, 안전공간 확대를 병행해 건축물 화재로 인한 산불 피해를 구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 예측 결과, 26일 기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위험등급이 ‘다소 높음’ 단계로 예측됐으며, 부산·울산·경남 일부 지역은 ‘높음’ 단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산불 발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홍란 기자 hongr@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