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ha당 500만원 추가 지급 아냐
밥쌀 대비 소득보전 성격 강조
시장격리보다 예산 1/3 수준
쌀값 상승국면서 수매가 낮아
농가 체감수익 괴리 발생 지적
올해 처음 추진하는 수급조절(가공)용 벼 사업을 두고 최근 일부 언론이 ‘쌀값을 세금으로 떠받치는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정부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정부는 수급조절용 벼는 쌀값 방어가 아니라 사전적으로 쌀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한 재정 효율적 제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수매단가가 낮아 농가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일경제는 23일자 ‘가공용 벼 생산 농가에 별도 직불금 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급조절용 벼 재배 농가가 ha당 500만원의 직불금을 추가로 받는 것처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조절용 벼 직불금은 가공용 벼 농가에 별도로 추가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ha당 500만원은 가공용으로 저렴하게 출하하는 데 따른 일반 밥쌀과의 수입 차이를 보전하기 위한 금액으로, 기존 소득에 더해지는 보조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참여 농가는 가공용 벼 출하대금(kg당 1200원)과 직불금을 합산해 밥쌀 재배 농가와 유사한 수준의 수입을 고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쌀값을 세금으로 방어하는 구조’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기존 시장격리 방식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격리곡은 장기간 보관한 뒤 주정용 등으로 저가 처분되면서 보관 비용과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이 큰 반면, 수급조절용 벼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일부 재배 면적을 가공용으로 지정해 신곡 상태로 바로 쌀가공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수급조절용 벼 1ha당 소요 예산은 시장격리 방식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도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농가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g당 1200원을 ha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21만원으로, 여기에 직불금 500만원을 더할 경우 총수입은 ha당 1121만원 수준이다. 이를 40kg 기준으로 환산하면 농가 수매가는 6만5210원인데, 2025년산 공공비축미 가격이 8만160원임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쌀값이 하락세였던 시기의 수매가를 기준으로 단가가 설계된 만큼, 농가 체감 수익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농식품부는 RPC 사업 운영 활성화 워크숍 등을 통해 사업 설계 과정의 한계를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예산 설계 특성상 장래 가격을 반영해 단가를 유동적으로 설정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며 “사업 설계 당시 기준으로는 가능한 한 단가를 높게 책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5년산 수매가가 높은 것은 정부도 인지하고 있지만, 지역별·품종 혼합 수매 등으로 실제 농가 수매가는 통계상 평균 단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어 평균 수매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수급조절용 벼의 핵심 메리트는 쌀값이 하락하더라도 일정한 ‘고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처음 시행되는 신규 사업인 만큼 성과와 쌀값 안정 효과가 입증될 경우 재정당국과 협의해 향후 단가 인상 요인을 설명하고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은 26일 ‘쌀값 오르는데 공급 축소?… 수급조절용 벼 실효성 논란’이라는 보도를 통해 쌀값 상승 국면에서 공급을 줄이는 정책이 오히려 밥상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서도 수급조절용 벼는 가공용 수요 증가에 대비한 장치로, 수확기 흉작 등으로 공급 부족이 예상될 경우 용도 제한을 해제해 밥쌀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