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 출범하면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으로 이어지는 지방의회 일당 독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초의회 선거구를 3인 이상으로 확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다양한 지역 민심을 의회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개특위 위원인 임미애 더불어민주당(비례·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은 26일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민주당 대구광역시당·경북도당과 함께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역·기초의회 선거제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임 의원은 “현재의 2인 내지 4인 선거구제를 최소 3인 이상 선거구로 확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기초의회 최소 의원 정수를 9인으로 늘리고 비례대표 비율을 30%까지 높여 주민 의사가 의석수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역의회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도 그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일당 독점 구조를 재생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정당명부형 비례대표제 등 정치적 다양성을 강화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 도입이 어렵다면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행정통합 추진 지역부터 우선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지방선거제도 개혁은 지방자치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시 세우는 일”이라며 “늦게 출범한 정개특위인 만큼 땜질식 논의가 아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당도 25일 성명을 내고 정개특위가 지구당 부활 논의에 매몰돼서는 안 되며, 2인 선거구 폐지가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대표성·비례성·다양성이 작동하는 선거제도의 출발점은 거대 양당의 권력 나눠먹기를 고착화한 2인 선거구 폐지”라고 밝혔다.
진보당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489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12%를 넘었고, 이는 2006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며, 2인 선거구 중심 구조가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개혁진보 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원내대표와 정개특위 위원들도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 나눠먹기식 선거구제와 ‘공천이 곧 당선’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정치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자의 93.6%를 거대 양당이 차지했고, 무투표 당선자는 489명에 달했다”며 “이 구조를 깨는 것이 2026년 정치개혁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개혁진보 4당은 앞으로 중대선거구제 확대와 ‘무투표 당선 방지법’ 공동 추진 등 정치개혁 과제를 시민사회와 연대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22일 발간한 ‘늦은 시작은 없다? 제22대 국회 정개특위 출범의 의미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행 지방선거제도가 지방자치의 효능감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입법조사처는 “민선 지방자치 30주년 여론조사에서 주민참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이 68%, 자치단체장 교체가 생활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며 “지방자치의 체감 효능감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인식이 지역주의적 투표 행태와 승자독식 구조의 지방선거제도와 맞물려 일당 독점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간 견제와 균형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개특위가 늦게 출범한 만큼 6·3 지방선거에 적용할 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입법조사처는 “선거구역표 조정 등 당면 과제에 그치지 말고 선거제도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상시적으로 심의하는 관행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1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기관 구성의 다양화가 보장된 만큼, 지방선거 규칙을 중앙이 일률적으로 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