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치유농업사 전문직으로 ‘재정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구축 필요
부처별 연계-민·관 연결 중요
과학적 근거 갖춰야 설득 가능
효과 검증·제도화 작업 위해
의료계와 교류-협력 병행을
치유농업이 취약계층을 위한 보조적 서비스에서 벗어나 일반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필수 요소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다시 말해 치유농업이 농어업의 새로운 미래전략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이른바 ‘산업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월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1차 치유농업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엔 농촌진흥기관,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치유농업사 및 치유농업시설 대표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승돈 청장은 “치유농업 관련 법이 제정된 지 5년이 지났다. 그렇지만 아직 치유농업 주체들이 비즈니스나 소득을 창출하는 단계까진 못 왔다”며 “치유농업은 6차산업의 정수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국민은 물론 농업인, 임업인, 어업인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열린 치유농업 포럼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치유농업을 산업화로 확장하는 것이냐에 주목됐다.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치유농업사라는 전문 인력 제도가 도입되면서 치유농장과 마을이 확대되는 등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지속가능한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치유농업의 효과를 지속·확산할 수 있는 산업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조 강연을 한 김창길 스마트치유산업포럼 원장은 치유농업의 상업화와 산업화의 개념은 다르다고 전제한 뒤 “산업화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치유가 사회 안에서 지속 작동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라며 “치유농업 산업화는 공공기반 위에 서비스 구조를 만들고, 체험 중심에서 서비스·사업 모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창길 원장은 “치유농업사를 전문 직업인으로 재정의하고, 개별 농장 단위의 한계를 넘어 지역 생태계와 연계해 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유농업 산업화가 농업을 시장에 맡기는 것이 아닌 ‘회복’이라는 공공가치를 지키는 구조와 생태계를 만드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김형준 한국치유농업사협회장 역시 “지난해부터 치유농업 인증제도 시행하고, 시설기준도 마련돼 있다. 이는 치유농업이 더 이상 실험단계가 아니라 산업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다”며 “이제는 치유농업을 정착시키고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치유농업사가 정책적 대상이 아닌 정책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유농업이 일반 국민에게 보편화된 정책과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해선 검증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농림해양 분야별 치유의 개념은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치유관광, 치유음식 등 정부 부처 및 기관별로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치유의 개념을 지역별 거버넌스로 묶어 소비자, 다시 말해 국민의 선택적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애경 단국대학교 교수는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결국 연계와 연결이다. 부처별 연계는 물론 정부와 민간의 연결도 중요하다”며 “또 중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 그래야 설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리화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장은 “사회적 처방은 보건의료의 영역은 아니지만 영국이나 캐나다에서 주로 쓰인다. 의사가 치유농장 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며 “치유농업 산업화는 결국 기존 서비스와 차별되고 특화돼야 한다. 사회적 처방과 같은 개념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부처 및 기관에서) 공동 대응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사공정규 동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유농업 효능과 효과를 증명하고 제도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이 부분은 치유농업사나 농장의 영역이 아닌 연구자의 영역이다”며 “의료계와도 지속적인 교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