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 전체와 경기 김포지역 우제류 사육농가 1008곳 9만2000마리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과 임상검사에 돌입한다. 인천 강화 소 사육농장에서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구제역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
◆인천 강화 농장 소 5마리 구제역 확진=중수본에 따르면 30일 강화 발생농장은 사육하는 소 246마리(한우 181마리, 젖소 65마리) 중 한우 3마리와 육우(젖소) 2마리가 식욕부진, 발열, 침 흘림 등의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발견한 농장주가 방역당국에 신고했고 정밀검사 결과 31일 최종 확진됐다.
구제역 확진에 따라 국내 구제역은 2년 연속 발생하는 오명을 안게 됐다. 구제역은 지난해 3월13일 전남 영암에서 발생한 후 4월13일 무안까지 모두 19건 발생했다. 영암에서 소 13건, 무안에선 소 1건, 돼지 5건 나왔다.
◆구제역은 A급 전염병이자 1종 가축전염병=구제역은 소·돼지·양·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치사율이 높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과 구제역을 A급 전염병(전파력이 빠르고 국제교역상 경제 피해가 매우 큰 질병)으로 분류한다. 국내에서도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관리 중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소와 돼지 등 우제류는 모든 개체를 대상으로 1년에 두 차례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을 한다. 그러나 현장 백신접종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영암지역에서 구제역이 확산한 주요 원인을 농가의 백신접종 소홀과 차단방역 미흡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 요원=구제역 발생이 끊이지 않으면서 우리나라는 WOAH에서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얻지 못 해 한우·돼지 고기 수출 확대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한국 같은 구제역 발생국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나라에 소고기·돼지고기 등 수출이 제한된다.
다만 제주도는 지난해 5월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인정받았다. 이어 지난해 11월 한·싱가포르 간 검역 협상이 타결돼 제주산 한우·돼지 고기 수출이 가능해졌다.
◆1급 가축전염병 3종 동시 발생…설 대목 축산물 수급도 비상=설 명절(2월17일)을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대목 축산물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쇠고기·돼지고기 수요가 많을 때인 만큼 공급이 감소하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ASF는 올들어 1월에만 4건이 발생했다. 강원 강릉에 이어 경기 안성·포천, 전남 영광 돼지농장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포천을 제외하면 농장 발생과 야생멧돼지 검출도 없던 지역이다.
고병원성 AI는 2025∼2026년 동절기 가금농장에서 38건 발생했다. 경기·충북 각 9건, 충남 8건, 전북 3건, 전남 8건, 광주광역시 1건 등이다. 다만 1월20일 충남 보령 육용종계를 마지막으로 10일 넘게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강화 발생사례가 쇠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면서도 축산물 수급 상황을 주의 깊게 살핀다는 방침이다.
중수본은 “살처분 규모(246마리)는 전체 한우 사육마릿수(319만마리)의 0.007%로 수급에 미치는 미미하다”면서도 “설 명절을 앞둔 상황에서 수급 상황을 자세히 관찰해 축산물 수급 관리를 빈틈없이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역 강화 조치 시행=중수본은 회의에서 구제역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인천과 김포지역 우제류 농가 1008곳에서 사육 중인 9만2000마리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과 임상검사를 시행한다. 기간은 1월31일~2월8일까지다. 이 지역 우제류 농가는 인천에 747곳, 김포 261곳이 자리한다.
또한 중수본은 중앙기동방역기구 전문가 3명을 강화지역 발생농장에 파견한다. 농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인 이들은 살처분·매몰, 잔존물 처리 등 현장 방역 상황을 관리한다.
이와 함께 1개반 2명으로 구성된 중앙역학조사반도 현장에 보내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방역대(반경 10㎞·방역지역)와 역학적으로 관련 있는 농장 2188곳, 차량 206대에 대해선 이동제한과 소독 방역조치에 들어간다.
아울러 전국 우제류농장을 대상으로 발생 상황을 전파하고 임상 예찰, 전화 예찰, 취약시설 집중소독, 방역수칙에 대한 교육·홍보도 추진한다. 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어제(30일) 인천 강화 소 사육농장에서 2025년 3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면서 “관계기관과 인천시는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일시이동중지, 긴급 백신접종, 소독 등 방역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백신접종 관리가 미흡한 농가들에서 추가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관계기관과 지방정부는 농가들이 구제역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홍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 발생 차단을 위해 인천시·김포시는 긴급 백신접종을 신속하기 시행하고 소·돼지 등 우제류에서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방역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