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서로 다른 지역 2곳에서 동시에 나왔다. 3일 충남 보령과 경남 창녕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한 것이다. 충남으로선 지난해 11월말 당진 사례 이후 두달여 만의 재발이고, 경남으로선 사상 최초 발생이다.
이로써 충북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ASF 발생 기록을 갖게 됐다. 올해 ASF 발병건수는 7건에 달해 지난해 전체 발생건수를 넘어섰다. 사람들의 이동이 잦고 축산물 수요가 높은 설 대목에 닥친 ASF 공습에 축산업계는 공포에 빠졌다.
◆벌써 지난해 발생건수 도달=ASF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3일 보령시 청소면의 한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돼지 3500마리를 사육하는 곳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예찰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중수본은 설명했다.
문제는 방역대(반경 10㎞·방역지역)에 포함된 양돈장이 매우 많다는 데 있다. 발생농장 방역대 내 농장 223곳이 전체 58만여마리를 사육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십여시간 뒤엔 창녕 비보가 날아왔다. 중수본은 4일 새벽 창녕군 대합면의 양돈장에서 ASF가 최종 확진됐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2400마리를 ‘일관사육’ 방식으로 키우는 곳이다. 방역대 내 농장수도 적지 않다. 농장 14곳에서 모두 3만9158마리를 사육 중이다.
◆사상 첫 발생에 전남·전북·경남 축산업계 ‘비상’=경남은 ASF가 한번도 발병하지 않은 곳이다. 앞서 전남·전북에 이어 경남까지 방역망이 뚫리면서 이들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은 무척 큰 상태다.
이동완 대한한돈협회 고창지부장은 “1일 고창에서 ASF가 나타나면서 지역 양돈농가들은 돼지 출하길이 막히고 가축분뇨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애가 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협도 마찬가지다. 전남 영광군 대마면에 자리한 농협경제지주 종돈개량사업소는 고창 발생농가와 직선거리로 8㎞ 떨어져 있다. 방역대 안에 포함된 만큼 출하가 제한됐다.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관계자는 “사업소에선 새끼돼지(자돈)를 월평균 4500마리 생산해 바로 출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출하가 막히면서 4500마리를 그대로 비육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광군이 내린 이동제한 기한은 3월4일까지다. 한달 이상 돼지를 떠안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농협 측은 급한 대로 사업소 내 유휴시설을 긴급 보수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초유의 ASF 전국 확산 사태에 생산자단체·농협도 분주=초유의 ASF 전국 확산 사태에 생산자단체와 농협도 비상이 걸렸다. 한돈협회는 정부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자율 방역 실천 캠페인’에 들어갔다. 전국 양돈농가들이 직접 농장 내·외부를 소독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면서 방역 의지를 돋운다는 취지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3일 월례조회에서 “가축전염병 방역차단에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농협경제지주는 4일 안병우 축산경제대표 주재로 전국 농협지역본부, 발생 시·군지부, 축협, 계열사 등을 소집해 가축질병 비상방역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안 대표는 “방역현장에 있는 시·군지부에선 지역별로 구제역·ASF 방역상황실 운영을 강화하고 범농협 인력 1400명, 공동방제단 540개반, 전국 30개소 방역물품 비축기지 등 즉시 지원태세를 확립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