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복지 사각지대 발굴 통로
5월 본사업 전환···300곳 목표
시범사업에 3만6000명 이용
대부분 가공품 위주 구성 한계
지역먹거리 통합센터 활용하면
신선 농산물로 영양 불균형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소비 촉진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시범 추진 중인 ‘그냥드림’ 사업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전국 시군구로의 전면 확대를 강조했다. 그냥드림은 누구나 까다로운 증빙 절차 없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5월 본사업 전환에 맞춰 운영처(그냥드림센터)를 150개소로 늘리고, 연내 전국 229개 시군구에 300개소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향상을 위해 농업 분야와의 연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역먹거리, 농식품바우처 등 활용가능한 정책 수단과 접목한다면 영양불균형 해소, 농산물 소비 촉진 등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냥드림’ 사업이란
정식 명칭은 ‘먹거리 기본보장 코너’ 사업이다.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 등이 소득·재산 증빙이나 사전 자격 심사 등 복잡한 절차 없이 현장을 방문하면, 즉시 2만원 상당의 식품(햇반, 국, 라면, 김, 참치) 꾸러미와 생필품을 제공받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한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모델로 한다. 당시 코로나 국면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해 달걀 한 판을 훔쳤다 구속된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 사건이 계기가 됐다. 위기 가구에 기본 먹거리를 적기에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에 해당 사업의 국가 차원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시범사업은 현재 67개 시군구 소재 푸드마켓·푸드뱅크·행정복지센터·사회복지관 등에서 107개소가 운영 중이며, 약 3만6000명이 이용했다. 재원은 민간 기부와 후원을 중심으로 정부 재정이 뒷받침된다. 지금까지 신한금융그룹(3년간 45억원), 가락시장 한국청과(2억원) 등이 후원에 동참했다.
올해 5월 본사업 전환 시 운영 코너를 150개소로 늘리고 연내 229개 전체 시군구에서 300개소까지 확대된다. 이용자가 많아 물품이 부족한 지역에는 전국·광역푸드뱅크의 여유 물량을 신속히 재배분하고,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위해 이동식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복지병 우려도 있지만, 굶주림의 서러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며 “5월 본사업 전환까지 미비점을 신속하게 보완하고 가급적 국가 예산보다는 사회적 기부 동참을 통해 공동체 정신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농업과 연계하면 먹거리 질적 개선도 충분
그냥드림 사업은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용자가 두 번째 방문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상담을 유도해 공적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시범사업 이용자 중 16.8%가 기본 복지 상담을, 6.2%는 읍면동 심층 상담으로 연계했고 이 중 209명에게 기초생활 수급, 긴급 복지 등 공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농업 분야와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부 물품 특성상 가공식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신선 농산물 공급으로 영양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나아가 농산물 소비 확대, 지역경제 선순환 등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영모 전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복지부 소관 사업이다보니 풍부한 복지자원이나 인프라를 활용한 복지서비스 연계 측면에 초점이 많이 맞춰지고 있다”며 “먹거리 부분도 푸드뱅크와 연계되다보니 기부하는 곳이 대기업, 중소상공인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가공품 위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황영모 선임연구위원은 “기본 먹거리 지원은 시혜가 아니라 정책적 수단이기 때문에 질적 개선을 통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시군 30여곳의 지역먹거리 통합지원센터에 역할을 부여해 사업을 연계하면 로컬푸드 매장에 그냥드림 코너를 설치하는 등 농산물 지원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역 공공기관의 ‘ESG 경영’과 협업해 지역먹거리를 현물로 기부받는다면 지역 농산물 소비,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도 높일 수 있으며, 농식품바우처 등과 연계하면 먹거리 사각지대에 대한 촘촘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하나로마트)과 함께 ‘농촌형’ 그냥드림 추진에 대한 운영 지원에 나설 계획으로, 정책 연계 방안 등은 아직 검토되지 않은 상황이다.
나인지 농식품부 식생활소비정책과장은 “아직 보건복지부와 구체적인 농산물 연계 방안 등에 대해 협의된 부분은 없다”며 “지역별로 운영 중인 먹거리지원 프로그램과 연계가 가능하다면, 지원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