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정희용 의원 주최 토론회서
‘산림재난방지법’ 집중 논의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 묶고
산림 인접 지역까지 관리 확대
제도 운영 실효성 갖추기 위해
범정부 차원 데이터 칸막이 제거
전문 기술자 도입 등도 제안
기후변화로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산림재난이 대형화·복합화하는 가운데, 이를 국가적 재난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기 위한 법적 기반인 산림재난방지법이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법이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와 기술 기반 구축 등 후속 제도 설계와 현장 적용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정희용 국민의힘(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이 주최하고 산림청이 주관한 ‘산림재난 대응체계의 패러다임 전환 국회토론회’에서는 산림재난방지법의 주요 내용과 함께 실효성 확보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산림재난방지법을 발의한 정희용 의원은 “산림재난은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가 되는 복합적 양상을 띠고 있다”며 “과거처럼 재난 유형별로 나눠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국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예방·대비·대응·복구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의 핵심은 산림재난 관리의 중점 목표를 기존의 ‘산림 보호’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로 확장한 점이다.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을 개별 재난이 아닌 ‘산림재난’으로 통합 관리하고, 관리 대상 공간도 산림에서 산림 인접 지역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산림 인접 지역에서 건축 허가나 신고를 할 경우 산림재난 위험성 검토가 의무화된다. 특히 대피명령 요청권이 신설돼 산림청장이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위험 지역 주민의 대피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재난 유형별로 분산돼 운영되던 대응 체계도 △산림재난방지 기본계획 △산림재난대응단 △산림재난정보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연계·통합된다. 이와 함께 ‘한국산림재난안전기술공단’을 설립해 연중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법 시행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 운영의 실질을 채울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 인력 확보와 기술 기반 구축, 현장 중심의 제도 보완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동현 전주대 교수는 “범정부 차원의 데이터 칸막이를 제거해 재난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AX(인공지능 전환) 기반 재난관리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식 백림 산림과학기술연구소장은 “산림재난방지법은 산림재난평가를 공무원이 수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재해 위험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나 지하영향평가처럼 전문 기술자 제도를 도입해 평가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림병해충 대응과 관련해 한혜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외래병해충은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방제의 최우선 목표를 개체수 감소가 아닌 확산 차단에 두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예찰 고도화와 함께 권역별·지역별 방제 전략에 부합하는 방제 사업을 현장에서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란 기자 hongr@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