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미생물을 유효 성분으로 제조한 ‘미생물 농약’의 등록 기준이 완화돼 등록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농업 현장에서 미생물 농약 사용이 확대될지 여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화학 농약과 비슷한 등록 기준을 적용해 등록에 어려움이 있었던 미생물 농약의 등록 기준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미생물 농약이 환경친화적이면서 사람이나 가축, 농작물에 끼치는 위해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화학 농약과 같은 수준의 등록 기준이 적용돼 등록이 까다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화학 농약과 구별 별도 항목 마련
등록 신청자료 종류·내용 명확화
국내 유래 미생물 영향시험 면제
병원성 시험성적도 ‘원제’만 제출
▲등록 기준은 어떻게 바뀌나=국립농업과학원은 지난해 1월 대학, 산업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미생물 농약 등록 기준 완화를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새로운 미생물 농약 등록 기준을 마련해 고시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미생물 농약 등록 기준을 화학 농약과 구별되도록 별도의 항목을 마련하고, 등록 신청자료의 종류와 내용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 또한 유효 미생물 동정 방법과 오염 미생물 범위를 정하는 한편 약효 약해에선 병원성 및 약해 시험성적서의 종류와 제출기준도 명확화했다. 원제와 품목 모두 병원성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던 것을, 원제의 병원성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도록 완화했고, 토양미생물 영향시험은 국내 유래 미생물은 면제하고 국내·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시험성적서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등록 기준 개정으로 미생물 농약 등록에 소요되는 시간은 물론 비용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업계에서 지금보다 쉽고 빠르게 미생물 농약을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의견 적극 반영” 환영 속
시장규모 적어 활성화는 ‘관망’
▲업계의 반응은=미생물 농약의 등록 기준이 완화된 것에 대해 업계는 그동안 요구했던 내용이 대부분 반영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과거 미생물 농약의 등록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자료 보완이 지속됐던 절차가 사라지고, 제출 서류나 시험성적서 기준도 분명해진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개선된 등록 기준은 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B 업체 관계자 역시 “병원성 시험성적서 일부도 면제되고, 등록 기준도 마련되면서 미생물 농약 등록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에 국내 생산업체들은 미생물 농약 등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국내 미생물 농약 시장의 활성화 여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미생물 농약 시장 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에 사업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 실제 국내에 등록된 미생물 농약은 25개 품목 29개 제품으로, 전체 등록 농약의 0.8%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미생물 농약의 국내 등록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생물 농약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자료 보완은 필요하겠지만, 해당 국가에 수출 가능한 기본 성적서는 마련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C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 미생물 농약 등록을 추진했던 적이 있었는데, 사업화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등록 기준이 완화된 것을 계기로 개발이 중단됐던 부분을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업체 관계자는 “미생물 농약 개발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제품을 등록하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며 “다만 등록 기준이 완화됐지만,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