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충북 진천군 이월면 진천축산농협 가축시장. 현장 관계자들은 소독용 생석회 포대를 차량에 옮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작업에 함께한 박승서 조합장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박 조합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충북에서도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농가들이 방역용품을 수시로 가져가 부족한 물량을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진입이 어려운 농장 주변까지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직원 2명과 함께 드론 조종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3월까지 소독·예찰용 드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SF가 충남·호남에 이어 이어 경남까지 확산하면서 마지막 청정지대로 남은 충북·제주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전국에 공동방제단 540개반을 운영하며 축산 농장·작업장을 대상으로 매일 소독하고 있다. 전국 30곳엔 방역물품 비축기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진천축협은 공동방제단과 비축기지를 모두 운영하는 축협 중 한곳이다.
충북도·제주도에 따르면 돼지농장수는 각각 294곳·259곳에 이른다. 김원설 충북도 동물방역과장은 “충북도는 2019년 국내 ASF 첫 발생 직후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지역 내 모든 돼지농장에 외부 울타리를 설치해 야생멧돼지 유입을 차단했다”며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있었지만 농장 발생은 전무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도에서도 전체 농장주 대상 카카오톡 대화방을 운영하며 외국인 노동자 방역 상황을 상시 점검하는 등 방역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짜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역시 가축전염병 방역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 인정한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이다. 최근엔 이를 토대로 싱가포르에 제주산 한우고기·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해외 여행객 유입이 크게 늘면서 가축전염병 방어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4일 도청에서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과 만나 제주지역 가축전염병 유입 차단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제주도는 ASF를 비롯한 가축전염병 유입을 막기 위해 도 반입 가축 검역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반출·반입 가축 및 그 생산물 등에 관한 방역 조례’ 개정안을 이달 12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다.
진천=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