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아몬드 우유·오트밀크 등
광범위한 명칭 사용도 문제
유럽연합 ‘우유 표기’ 금지처럼
법적·제도적 표시 관리 힘써야
식물성 음료를 홍보하는 언론매체 등에서 ‘식물성 우유’, ‘아몬드 우유’, ‘오트밀크’ 등 우유 명칭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제품 자체에 ‘우유’ 표기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제품 홍보를 위해 ‘우유’로 표시해 광고 효과를 놓이기 위한 일종의 꼼수로, 소비자 혼동을 줄이기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식물성 음료가 우유처럼 고소하지만 배는 아프지 않다거나, 영양 측면에서도 비교 우위에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은데, 문제는 우유 소비에 앞장서야 할 유업체가 식물성 음료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러한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식물성 음료를 홍보하는 언론매체 등에서 ‘우유’ 명칭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음료에 ‘우유’ 명칭이 사용되면 소비자들이 영양 및 기능이 유사하다고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언론·산업계·온라인 채널에서 식물성 음료의 ‘우유’ 오표기 사례를 상시 모니터링한 결과, 600건 이상을 확인하고 정정 요청을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약 200건이 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보면 정정 요청 건수는 2023년 95건에서 2024년 193건, 2025년 360건 등으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식물성 음료는 식약처의 ‘대체식품의 표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음료’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고 있지만, 권고사항이다 보니 우유 오표기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해외에선 식물성 대체식품 표기법에 따라 우유 표기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도 식품공전을 개정하는 등 법적·제도적으로 우유 표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식물성 음료의 ‘우유’ 명칭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EU 사법재판소는 2017년 판결을 통해 식물성 음료가 ‘milk(우유)’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이후 소비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유제품과 유사한 용어·표현·이미지 사용까지 제한하는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식물성 대체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유업체들이 우유와의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과장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형 유업체는 ‘우유의 고소함은 그대로 배아픔은 제로’라는 문구로 식물성 음료를 홍보하고 있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유업체들이 우유 소비 감소를 이유로 원유 생산량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동시에 식물성 대체음료가 우유처럼 고소하고 배는 아프지 않다거나, 영양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식으로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수익 극대화에만 몰두해 우유 소비에 악영향을 주는 광고를 하는 것은 국내 낙농기반을 붕괴시키는 행위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