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한돈협회, 간담회서 방안 제시
난간 세우고 거름망 등 설치
환기 휀·덕트 정부 지원 제안
내년 예산안에 반영 기대
정부가 농업분야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한돈 업계가 정부에 돼지농장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질식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집수조에 사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난간과 거름망, 환기휀과 덕트 등의 설비를 설치하는 것인데, 예방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축산 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가 올 상반기 내 발표를 목표로 마련 중인 ‘농업분야 안전관리 대책’에 포함될 축산 분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한돈협회는 질식사고 예방에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이 집수조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농장마다 설비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개방형 집수조와 폭기조에는 난간을 설치하고, 밀폐형 집수조와 폭기조에는 투입구에 철제 덮개를 설치해 낙사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질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집수조 내에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을 하지 않도록 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집수조 내에는 모인 분뇨를 배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수중펌프를 설치해 놓은 농가들이 많은데, 이물질로 인해 수중펌프가 고장이 나거나 배기구가 막히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수중펌프를 수리하거나 거름망을 청소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집수조로 내려가 작업을 하다기 질식사고가 발생하는 게 대다수 사례다. 이에 집수조 상단에 수중펌프를 체인으로 끌어올리는 도르래 장치와 배기구가 막히지 않도록 2중 거름장치(협잡물 차단망)를 설치해 질식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주장이다.
이와 더불어 작업 전 환기를 위해 환기 휀과 덕트를 보급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나왔다. 농장 내 슬러리 피트에 이물질과 분뇨가 쌓여 청소를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충분한 환기를 진행한 후 작업을 진행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휀과 덕트는 설치 시 개당 약 30~40만원(2000농가 기준 8억원)이 소요되는데 한돈자조금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어 ‘농업분야 안전관리 대책’에 포함시켜 정부 지원사업으로 보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한돈협회의 요구다.
이밖에도 한돈협회는 자체적으로 안전 인식 개선 캠페인을 추진할 방침이다. 위험 스티커 제작 및 배포, 근로자 교육용 자료 제작·배포, 황화수소 측정 장비 임대 혹은 공동구매 추진 등 사업을 진행하고, 여기에 더해 신규로 돼지농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개발해 중점 추진한다. 특히 돼지농장의 3대 위험사고인 질식사고와 화재, 폭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관리 매뉴얼뿐만 아니라 안전점검 체크리스트와 숏폼 교육 콘텐츠 등을 한돈자조금으로 제작해 2월 중 배포할 계획이다.
조진현 한돈협회 전무는 “돼지농장 질식사고의 대부분은 집수조 안에서 작업하거나, 슬러리 피트를 청소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집수조에 난간이나 철망, 도르래 장치 등을 설치해 사람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면 질식사고 발생률을 빠르고 확실하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며 “또 정부가 농업분야 안전관리 대책에 농장 내 환기휀과 덕트 보급 사업을 포함시켜 보급한다면 돼지농장 질식사고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한돈협회가 제시한 질식사고 예방 대책이 현장에 즉각 적용이 가능한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시한 대안을 농식품부 내부에서 검토 중이며 2027년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반응이다.
임성호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사무관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돼지농장 질식사고로 농식품부 내부에서도 안전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올해 1월에 농업재해지원팀을 신설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제안 받은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에 ‘농업분야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2027년도 예산에 반영돼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