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최근 육용종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종란 수입이 추진(▶본보 2월 6일자 7면 참조) 중인 가운데, 닭고기 할당관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종란 수입 규모가 계열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여름철 성수기 닭고기 수급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할당관세의 경우 수입 닭고기 시장 확대 등 부작용이 심각한 만큼, 종란을 추가 확보해 수급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살처분 된 육용종계는 약 30만 마리에 달한다. 식용 닭고기는 종계가 낳은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일정기간 사육 후 도계를 거쳐 생산되는데, 알을 낳는 종계 자체가 크게 줄어들면서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스페인산 종란 800만개 수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급안정 효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란 수입을 요청한 하림 등 4개 계열사가 당초 희망한 종란 규모가 1100만개 이상으로 알려졌고, 여기에 추가로 체리부로가 500만개 수입을 요청하는 등 시장이 요구하는 만큼의 종란 수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육용종계 부족에 따른 공급량 부족이 현실화되는 여름 성수기, 정부가 할당관세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종란 800만개가 3월부터 정상적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부족한 종란 문제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고, 여름 성수기 닭고기 가격이 오르게 되면, 최악의 경우 할당관세가 추진될 수 있다”면서 “닭고기 할당관세는 수입산 시장 규모만 키우는 등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차라리 검역조건을 일부 완화하더라도 종란 수입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할당관세에 대한 우려가 높은 이유는 그만큼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닭고기 수입량은 2021년 12만4000톤 수준에서, 할당관세가 시행된 2022년 18만8000톤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21만7000톤을 기록했다. 할당관세로 수입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육계농가들에게 전가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닭고기 할당관세는 2024년 1분기까지 이어졌고, 이로 인해 국내산이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지금까지도 닭고기 수입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수입산이 시장을 확대하다보니 육계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닭고기 수입업자만 배불리는 할당관세가 아니라, 국내 닭고기 자급률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공급기반을 갖추는 근본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닭고기 수급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닭고기 할당관세는 검토한 바 없다”면서 “육용종계 살처분 등을 고려해 계열사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 후 종란 수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여름철 성수기에도 수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