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불법 소각 막아 산불 예방
토양 환원으로 지력도 높이고
공동 처리로 폐기 부담 낮춰
12일 오전 11시,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에 위치한 산림조합중앙회 강릉교육원 앞에는 고춧대 등 영농부산물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현장요원이 부산물 일부를 파쇄기에 넣자 순식간에 잘게 부서져 토양 위로 뿌려졌다. 토양으로 환원된 영농부산물은 지력을 높이는 동시에 불법 소각을 막아 산불을 예방하고, 폐기 부담까지 줄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낸다.
이날 행사는 산림조합중앙회가 진행한 ‘영농부산물 파쇄 릴레이 캠페인’ 현장으로, 김인호 산림청장,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장, 최상태 한국전문임업인협회장 등 산림·임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약 50㎥ 규모의 영농부산물을 파쇄했으며, 파쇄물은 지자체와 협의해 희망 농가에 거름용으로 배포하기로 했다.
이번 캠페인은 영농·임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태우지 않고 파쇄하는 문화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546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입산자 실화(31%), 쓰레기 소각(12%), 논밭두렁 소각(11%) 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부산물 불법 소각 방지가 강조되는 배경이다.
이에 산림조합은 봄철 산불 예방 강화를 위해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전국 산림조합 영농부산물 일제 파쇄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산림 인접 농경지와 소각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영농부산물을 집중 파쇄한다는 계획이다. 산림경영지도원을 통한 사유림 및 산불 취약지역 예찰 활동을 확대하고, 산불 예방 홍보도 병행한다.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장은 “영농부산물 파쇄는 산불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현장 실천 과제”라며 “파쇄물을 토양에 환원하면 임지와 농경지의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142개 산림조합과 1600여명의 산불예비진화대원이 산림청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산림과 지역사회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김인호 산림청장도 “산불은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농민과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산불 피해 최소화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임업인들 역시 영농활동의 골칫거리였던 영농부산물 처리와 산불 예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상태 한국전문임업인협회장은 “농산촌은 고령화로 영농부산물을 기계로 처리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한곳에 모아 소각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면 단위로 부산물을 수거해 일정 장소에서 대형 파쇄기로 공동 처리하면 농가 부담을 줄이고 비용 절감과 산불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란 기자 hongr@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