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산발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원인을 놓고 정부가 이번엔 오염된 사료를 지목하고 나섰다. 국내 사료 원료에서 ASF 유전자가 국내 처음으로 검출됐다는 것이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0일 ASF 역학조사 중간결과를 내놨다. 올들어 ASF는 1월16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이후 19일 경기 화성·평택, 강원 철원까지 18건이 발생했다.
중수본은 ASF 발생농장에서 예전과 달리 어린 돼지(자돈)에서 폐사 신고가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해, 어린 돼지에 급여된 돼지 혈장단백질 함유 사료, 사료 제조(공급)업체, 사료 원료 제조업체 등을 중점 조사해 왔다.
중수본은 이 과정에서 사료 원료(돼지 혈장단백질) 제조업체에서 사료 원료 검사기관에 의뢰한 시료 가운데 ASF 유전자가 2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사료 원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국내선 처음이다.
중수본은 그러면서 ASF에 오염된 돼지 혈액이 사료 공급망으로 유입됐고, 오염된 사료 공급을 통해 ASF 확산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ASF 유전자 검출은 바이러스 조각이 나온 것으로,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인지는 실험을 통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중수본 측의 설명이다.
중수본은 ASF 유전자 검출 사료에 대한 처리 계획도 내놨다. 먼저 양돈농장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사료의 소유자 등에게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해당 물건의 소각·매몰 등을 추진한다.
또한 농림축산검역본부 누리집에 발생농장 정보와 함께 ASF 유전자 검출과 관련된 생산일시, 원료 성분 등에 대해 공개한다. 이를 통해 전국 양돈농장에서 예방적 차원으로 해당 사료 사용을 중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수본은 진행 중인 전국 양돈농장 일제검사 과정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사료 원료를 사용한 양돈농장이 확인되면 해당 농장부터 우선 검사한다.
아울러 인체 또는 동물의 질병 원인이 되는 병원체 오염이 확정된 사료를 제조·판매하거나 이를 사료 원료로 사용한 위반 사실이 확인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사료관리법’에 따라 해당 사료의 제조·판매·사용을 금지한다. 또한 제조업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물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중수본은 사료의 안전성 확보와 품질관리를 위해 사료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땐 추가 검사를 시행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사료의 회수·폐기 명령 등 위해요소 제거에 필요한 조치를 내리고 회수·폐기 명령 사실을 공표한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사료 원료에서 ASF 유전자 검출은 국내 첫 사례“라면서 ”ASF 오염된 돼지 혈액이 사료 공급망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해당 사료 원료와 관련 제품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취하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역학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를 지속 시행할 계획이므로 축산농가·지방정부·생산자단체 등은 는 적극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