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체를 철저히 차단한 환경에서 자란 돼지가 일반 사육환경에서 자란 돼지보다 체중과 체격이 더 작게 나타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연구 과정에서 장기 크기의 적합성을 고려해 돼지의 사육관리 기준을 세우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23일 특정병원체가 없는 사육환경(SPF·Specific Pathogen-Free)에서 자란 형질전환 미니돼지가 일반 사육환경에서 자란 돼지보다 성장 지표가 낮았다고 밝혔다.
농진청 연구진은 이종이식 연구에 활용되는 미니돼지를 병원체가 없는 사육시설과 일반 사육시설에서 각각 키운 뒤, 이유(젖떼기) 후 24개월간 체중·체장·흉폭 등 주요 성장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병원체가 없는 시설에서 자란 돼지는 일반 사육군과 견줘 대부분의 성장 지표가 13~25% 낮았다.
사료 섭취량 차이는 10% 수준이었지만, 24개월 시점의 성장 지표 차이는 30% 이상으로 벌어졌다. 농진청 관계자는 “성장 차이는 단순히 영양 요인보다는 사육환경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체고·흉심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기본적인 골격 형성은 사육환경보다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이식용 공여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는 장기가 너무 커도, 너무 작아도 문제가 된다. 너무 크면 수혜자의 체내 공간을 압박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필요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특히 돼지 장기는 이식 이후에도 자랄 수 있어, 초기 크기를 관리하는 것이 이식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핵심 요소로 꼽힌다.
농진청 관계자는 “병원체 관리가 필수인 사육환경이 돼지의 성장과 체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면서 “감염 위험을 낮추는 환경이 장기 크기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게재됐다.
이경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유전체과장은 “향후 이종이식용 돼지의 사육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공여 돼지의 표준화 연구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