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의 심장부다, 과천경마 사수하자! 경마산업 말살하는 이전계획 박살내자!”
경마산업 종사자들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25일 정부의 이른바 ‘1·29 부동산 대책’을 규탄하고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1월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서울 3만 2000가구, 경기 2만 8000가구, 인천 100가구 등 수도권에 약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경기 과천에 있는 서울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를 경기지역 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해당 부지에 9800세대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경마장은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서울경마공원(‘렛츠런파크 서울’)을 가리킨다.
이어 정부는 올 상반기 이전 계획을 수립해 2030년 ‘과천 인공지능(AI) 테크노밸리’를 착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5개 경마 노동조합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공원 이전 저지! 경마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5개 경마 노동조합은 한국마사회 전임직노동조합, 한국마사회 경마직노동조합,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전국공공산업희망노동조합 등이다.
경마산업 노동자와 과천시민 등 2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행사는 1·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가 결의문을 내놨다. 비대위엔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 생산자단체를 비롯해 마주·조교사·마필관리사 등 말산업 관련 단체 등 모두 16개 단체가 참여했다.
조용학 서울마주협회장은 “서울경마공원은 과천에서 한국 경마산업의 핵심 기반 시설이자 경마 가족들의 삶의 터전”이라며 “경마 종사자들과의 소통이 전혀 없이 발표된 정부의 무리한 이전 계획은 경마산업과 그 종사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이전하면 고객과 매출 감소, 수도권 마주들의 대규모 이탈과 이에 따른 경주마 구매 감소로 이어져 경주마 생산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라면서 “수천명 경마 종사자들의 고용·주거 안정도 위협받게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범석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장도 “과천을 떠나는 문제는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산업 존립의 문제”라며 “경마는 복합적이고 전문화된 산업으로, 입지 여건이 무너지면 경쟁력도 함께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홍콩의 사례를 언급하며 “경마산업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경마장이 대도시에 인접해 시민과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도시 한복판에 있던 싱가포르 경마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때문에 180여년 역사를 뒤로하고 이전했다가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정부 결정 하나로 한국 경마산업 또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부에서는 한국노총 산하 5개 경마 노동조합과 각 연대 조직, 과천시의회, 과천시민까지 합세한 ‘경마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경마공원 이전 저지를 위한 투쟁 결의문을 낭독했고, 5개 경마 노동조합 대표는 공동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말산업 생태계와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며 정부에 이전 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과천=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