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 2월호 기사입니다.
광둥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로 중식당에서 흔히 접하지만 일반 가정에선 생소한 채소가 ‘카이란’이다. 쌉싸래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 데다 아삭한 식감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카이란의 기본적인 재배 특성과 사례 등을 소개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즐겨 먹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인지도가 낮은 채소가 ‘카이란(Kailan)’이다. 카이란은 중국 케일(Chinese kale) 혹은 태국어로 카나(คะน้า)라고 불리며 광둥요리에서는 빠지지 않는 식재료로 중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태국과 베트남 등에서도 오랜 전통과 대중성을 갖춘 식재료로 여겨진다.
카이란은 약 1500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전해진다. 배추과 십자화목에 속하며 브로콜리와 케일의 특성을 모두 지닌 독특한 맛과 외형을 가졌다. 평균 키는 20~25㎝로 크지 않지만 짙은 녹색의 두꺼운 잎과 통통한 줄기를 보면 섬유질이 많은 건강 채소임을 알 수 있다. 꽃대가 올라오더라도 잎의 맛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꽃과 잎 모두 먹을 수 있다.
카이란은 케일의 쌉싸래함과 브로콜리의 은은한 단맛이 섞여 매력적인 풍미가 느껴진다. 사람에 따라 단맛과 함께 약간의 고소함을 느끼기도 한다.
카이란은 영양 면에서도 채소로서 많은 장점을 지녔다. 100g 기준으로 열량은 35㎉에 불과하지만 단백질 2.5g, 식이섬유 2.1g이 포함돼 있다. 특히 비타민C는 하루 권장량의 70%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며, 칼슘·철분·비타민K 등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도 다량 포함돼 있다. 베타카로틴과 같은 항산화 성분도 풍부해 면역력 강화나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요리법은 살짝 데쳐 마늘과 굴소스를 넣어 볶아 먹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태국에서는 생선 액젓과 돼지고기를 함께 넣어 볶아 먹으며, 서양에서는 살짝 데쳐 샐러드나 파스타의 채소 토핑으로 활용한다.
재배 쉽고 수확 빨라 틈새작물로 적합
카이란은 재배 기술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농사짓기 쉬운 품목이다. 토양 적응성이 좋아 토질을 크게 가리지 않으나 비옥하고 배수가 좋은 곳이 적합하다.
카이란은 서늘한 기후를 선호하는 ‘호냉성’ 채소로 생육 적온은 낮 18~22℃, 밤 10~15℃다. 또한 씨앗이 발아하기 좋은 온도는 15~25℃로, 노지재배는 봄철인 4~5월과 가을철인 8월 말~9월에 파종하는 게 적합하다. 본잎이 2~3장 나오면 본밭에 아주심기하며 이후 30~4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재배할 때 일교차는 5~10℃인 것이 가장 품질이 우수하다. 일교차가 적절히 나야 식물체 내에 당분이 축적돼 맛이 더 달콤해지고, 조직이 단단해져 아삭한 식감을 띠기 때문이다. 전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무가온 하우스 기준 재배 가능 기간은 3월 하순~11월 상순이다. 수확 적기는 원줄기와 곁줄기에서 첫 꽃이 필 때다.
전북도농기원 관계자는 “원줄기를 한 번에 수확하기도 하지만 2~3마디를 남겨둔 채 수확한 후 곁순에서 발생하는 곁줄기를 계속 수확할 수 있다”며 “순차 수확은 일시 수확에 비해 수확 기간을 20~30일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식당·외국인 중심으로 소비층 형성
카이란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작물로 중국 음식점이나 외국인 중심으로 주로 소비된다. 재배 역시 현지에서 카이란을 경험한 다문화 결혼이주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인터넷 판매도 활발한데 네이버쇼핑과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직거래하는 농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북 정읍에서 8년째 카이란 등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업인은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이 250만 명에 달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틈새작물로 재배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농업인은 카이란 외에 공심채·그린빈 등 아열대 채소를 재배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카이란이 대중화되지 않은 만큼 이를 판매용으로 재배하려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마케팅 계획을 세운 뒤 도전해야 한다는 게 재배 농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글 이소형 | 사진 농민신문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