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달걀 거래 관행과 염소 사육 관리 개선에 팔을 걷어부쳤다. ‘농협계란’과 ‘농협염소’라는 통합브랜드를 활성화해 수입 축산물 공세에 맞서는 한편 생산자·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두 통합브랜드의 현황과 향후 추진계획을 두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품질·산지브랜드 두토끼 잡는다”…‘농협안심계란’에서 농협계란으로=농협계란의 역사는 2009년 11월 출범한 농협안심계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협안심계란은 표준화한 위생·생산·유통 공정을 거친 달걀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이후 달걀시장 환경은 급속히 변화했다. 2017년 이른바 ‘살충제 달걀 파동'을 계기로 달걀 위생·안전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졌다.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도 달걀 수급·유통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축협별로 브랜드가 제각각인 것도 농협 취급 달걀의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농협경제지주와 지역축협이 2024년 1월 ‘농협계란 안심플러스’ 제품을 선보이며 농협계란이란 통합브랜드를 출시한 배경이다. 농협계란에 참여하는 지역축협은 한국양계농협(조합장 정성진), 대전충남양계농협(〃임상덕), 경기 포천축협(〃양기원) 3곳이다. 농협계란은 각 조합의 자체 브랜드를 병기해 품질과 산지명을 동시에 강조한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물세척·콜드체인 등 품질 고급화…‘직장기’ 방식으로 유통구조 투명화=농협계란 특징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며 일정 기준을 충족한 달걀만을 엄선한다는 데 있다. 계약농가 중심의 생산체계를 구축해 사육환경과 사양관리 방식을 일원화했다. 세척·살균·선별·저장·포장 공정은 참여 축협 3곳이 운영하는 농협 달걀유통센터(EPC) 6곳에서 이뤄진다. 최첨단 자동화설비를 갖춘 농협 EPC는 달걀을 물로 세척하고 자연풍에 건조하는 한편 저온유통망(콜드체인)을 통해 출고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처리비용이 그렇지 않은 달걀에 비해 높지만 위생·품질 관리 수준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달걀 전근대 거래 관행에서도 탈피했다. 우리나라 달걀시장은 사후정산(후장기) 거래가 일반적이다. 농가가 유통상인이 거래할 때 구매가격을 확정하지 않고 달걀을 공급하면 일정 기간 뒤 상인이 대금을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할인 등 비공식 절차가 더해지기도 한다. 농가로선 거래 교섭력이 극도록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농협계란 참여 축협은 매입가격을 미리 안내하는 ‘직장기’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한다. 농가가 출하가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예측 가능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
◆판로 넓히고 프리미엄시장 공략=농협경제지주는 달걀포장품 고급화에도 나섰다. 질 좋은 포장재를 사용하고 등급란·일반란·프리미엄란 등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유통망도 다변화했다. 온라인 전용 제품을 지난해 4월 쇼핑몰 쿠팡에 입점한 게 대표적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대형마트·편의점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농협계란은 복잡하고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는 달걀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가·소비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거래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하고 소비자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건전한 달걀 유통구조를 구현함으로써 농협계란이 한국 대표 달걀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