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류지봉 봉농원 대표(57)는 농업의 6차산업화에 힘쓰고 있다. 류 대표는 1만6529㎡(5000평) 규모에서 매년 80t 이상의 딸기를 생산한다. 딸기 자체도 고품질로 시장에서 인정받지만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신기술에 대한 유연성이다.
그는 2012년 네덜란드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딸기 삽목묘 육묘기술을 확립했다.
일반적으로 딸기는 어미모에서 나오는 ‘런너(포복경·기는줄기)’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땅이나 포트에 유인해 묘를 키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먼저 나온 런너와 나중에 나온 런너의 생육 차이로 수확 시기를 맞추기 어렵다. 꽃이 피는 시기와 생장 속도도 달라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
류 대표는 “삽목묘 기술은 런너에 새 모가 생기면 바로 잘라 따로 키우는 방식”이라며 “유인묘에 비해 관리가 수월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같은 날 삽목하기 때문에 묘의 생육이 균일하고 아주심기(정식)도 한번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광다이오드(LED) 보광등을 활용한 2단 재배도 류 대표가 2023년 도입한 기술이다. 보광등 없이 2단 재배를 진행하면 아래층은 햇빛이 부족해 생산량이 위층의 40∼50% 수준에 그친다.
그는 “식물공장 재배방식을 보고 영감을 받아 시도했다”며 “보광등을 활용하니 제한된 공간에서도 생산량을 기존보다 1.8배가량까지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 시설 투자비는 여전히 부담으로 꼽힌다. 류 대표는 “2023년엔 661㎡(200평) 규모로 보광등 시설을 설치하는 데 4000만원이 들었지만, 현재는 2000만원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향후 LED 가격이 더욱 낮아져 같은 면적 기준 400만원 정도까지 떨어져야 농가가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딸기 가공·수출·체험 사업에도 열심이다. 자체 공장에서 딸기 잼·젤리·크리스피롤 등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한다. 딸기 크리스피롤은 지난해부터 호주·미국에 수출 중이다. 661㎡(200평) 규모의 딸기 체험장과 9917㎡(3000평) 규모의 글램핑장도 운영한다.
류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 1월 SG한국삼공이 주관하는 ‘제12회 한광호 농업상’ 농업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딸기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해 미국·중동 등에 딸기를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거창=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