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돼지농장 2곳에서 16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동시 발생하며 가축전염병 방역전선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최근 자돈용 사료 원료(혈장단백질)와 배합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데 이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농장 발병 사례가 나타나자 정부는 농장·도축장·사료제조 모든 과정에 걸쳐 ASF 검사체계 등 재발방지 대책을 4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지방정부가 참석한 회의를 열고 ASF 발생 상황과 방역대책을 점검했다. 전날 경남 산청과 전남 함평에 각각 자리한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산청 양돈장은 5050마리, 함평은 2647마리를 사육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농장 사례는 3일 경기 연천 양돈장 발병 이후 13일 만의 재발이다. 경남에선 창녕(2곳)·의령·합천에 이어 다섯번째고 전남에선 영광·나주·함평 이후 네번째다.이로써 올들어 ASF 발생건수는 모두 24건으로 늘었다. 역대 최대 수준이고 지난해 전체 발생건수(6건)의 4배에 달한다.
중수본에 따르면 2곳은 전국 돼지농장 일제검사(폐사체·환경) 과정에서 확인됐다. 최종 확진 과정에서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폐사체·환경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방역당국은 채혈검사를 진행했고 당시 음성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13일 나주 도축장 혈액시료에서 양성이 확인됐고, 14일 해당 도축장에 출하한 함평지역 출하농장 지육에서도 양성이 확인됐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15일 역학 관련 농장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해 음성이 나왔지만, 16일 동일 소유주 농장에 대해 추가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최종 진단됐다.
중수본은 일제검사 양성 농가에서 연달아 ASF가 발생한 만큼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 방역관리 조치를 강화했다. 우선 발생농장 방역대와 농장·도축장 역학 농장은 임상·정밀 검사를 조속히 마치고, 진행 중인 3차 일제검사를 20일까지 마무리해 농장 내 바이러스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사료 원료로 사용하는 돼지 혈액과 배합사료에 대한 방역관리도 추가로 진행한다. 중수본은 ASF 유전자 검출 등 문제가 된 사료는 즉시 폐기 조치하고, 제조업체에는 오염 우려가 있는 사료를 농가에서 회수하고 판매를 중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5일 기준 회수·판매중단 물량은 유전자 검출 사료 4개사의 490.5t에 이른다.
이와 함께 12일부터 단미사료용 돼지 혈액 원료를 공급하는 도축장 36곳에 대해 매일 혈액탱크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다. 16일부터는 민간 병성감정기관을 활용해 사료 제조업체에서 생산·보관 중인 배합사료에 대한 ASF 검사체계도 가동한다.
아울러 중수본은 농장·도축장·사료제조 모든 과정에 걸친 ASF 검사체계 등 재발방지 대책을 4월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올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ASF 감염 전파 우려가 있는 국산 혈장단백질 사료 원료 사용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