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용될 공중방역수의사(공방수)가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방수 연간 정원은 150명이다. 정원 미달 사태가 4년째 이어지고, 올해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 처하면서 공방수 제도 자체가 존폐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공방수가 가축전염병 방역 최일선 인력이라는 점에서 현장 방역 근간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른 가축방역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은 크게 수의직 공무원, 공방수, 공수의로 나뉜다. 공수의는 민간 동물병원 수의사 중 임명·위촉하는 사례다. 공방수는 수의사 면허 소지자가 현역병 복무 대신 가축방역 업무 등에 3년간 종사하는 경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수의직 공무원은 778명이다. 공수의는 809명, 공방수는 286명이다. 상당수 지방정부에선 수의직 공무원 부족 상태가 만성화하면서 미충원 인력을 공방수와 공수의로 보완해 방역 업무를 수행한다.
공방수는 2007년 제1기 ‘공익수의사’ 선발을 시작으로 올해 20기가 배출됐다. 하지만 선발 정원은 2023년 이후 4년째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 4월 임용 예정인 공방수는 2명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달 복무 만료 예정 인원은 127명으로, 지금 같은 추세라면 사실상 공방수 제도를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 동절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3종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공방수들이 야간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방역활동을 해줘 그나마 일선 방역 업무가 돌아갔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같은 가축전염병 발생 상황이 또다시 나타난다면 이들의 활동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공방수 부족은 왜 생길까. 복무 여건과 제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현장의 얘기다. 현행 공방수 복무기간은 군사교육소집 기간을 포함해 37개월이다. 육군 복무기간(18개월)과 견줘 2배 이상 길다.
병무청의 선발 방식 개편도 영향을 미쳤다. 종전에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가 수의사관후보생 신분을 거치지 않고 공방수 선발에 직접 지원할 수 있었지만, 올해 임용되는 대상자부터는 수의장교를 먼저 선발한 뒤 남은 인원을 공방수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수의장교는 공방수보다 수당이 적고 수의 전문성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 선호도가 낮다(본지 2025년 10월29일자 9면 보도).
이런 상황인데도 공방수문제는 정책 논의 과정에서 여전히 후순위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군의관·공보의 확충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공방수는 유사한 보충역 제도임에도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진환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장은 “공방수는 가축전염병이 확산하는 국가적 위기를 대응하는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문인력”이라며 “복무기간 단축 등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역 가축방역 체계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