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국산 염소고기시장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통합브랜드 ‘농협염소’를 통해 외국산 염소고기와 차별화하고 국산 염소고기 소비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신뢰 제고 위한 정부 방침에 부응=농림축산식품부는 2월23일 ‘염소산업 발전대책’을 내놨다. 2029년까지 염소산업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염소고기 산업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게 뼈대다. 대책엔 농협염소 출시가 핵심적으로 담겼다. 올 상반기 중 농협염소 제품을 출시하도록 하고, 국산 염소고기의 생산·도축·가공·유통까지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농협염소는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만 보고도 국산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품질·위생 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협염소를 통해 염소고기산업을 선도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사양관리 표준화로 균일한 품질 확보=농협염소의 가장 큰 특징은 사양관리 일원화를 통한 품질 균일화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농협사료의 ‘명품안심염소’ 제품을 급이해 암컷은 26개월령 이상, 수컷은 13∼15개월령까지 사육해 한마리당 50㎏ 이상 체중으로 출하하도록 할 계획이다. 수컷에 대해선 5개월령 이내 조기 거세해 특유의 냄새를 줄인다. 출하 2개월 전에는 항생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해당 사양관리 기준을 세번 이상 위반한 농가는 대상에서 배제한다.
이력관리체계도 구축한다. 현행법상 염소고기엔 축산물이력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농협염소는 모든 개체에 귀표를 부착하고 전산으로 이력을 기록·관리하며 구제역 백신접종 여부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도축·가공·유통까지 일관 기준 적용=도축·가공 단계에선 안전성을 강화한다. 우선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지정 시설에서 도축·가공하고 농협경제지주 축산연구원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개체만 상품화한다. 이를 위해 농협염소 참여 축협은 해당 농가에 대해 도축·운송 비용을 지원한다. 유통단계에선 냉장 운송차량과 판매 시설 등을 활용한 콜드체인(저온유통망) 체계를 적용한다.
염소고기 가공품 제조는 분업화한다. 전남 화순축산농협(조합장 정삼차)은 염소탕, 경남 하동축산농협(〃김구영)은 염소불고기 제품에 들어갈 염소고기를 공급하고 이를 경기 안성 고삼농협(〃윤홍선)과 울산축산농협(〃윤주보)의 가공시설을 활용해 제품화한다. 농협염소 가공품은 농협목우촌을 통해 복 성수기 두달여 전인 4월말 첫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참여마릿수를 늘리는 것은 과제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23일 기준 화순축협과 하동축협 소속 농가 4곳이 참여해 150∼200마리를 사육 중이다. 농협은 연말까지 300마리, 2027년까지 500마리로 사육 개체수를 확대하고, 참여 축협·농가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농협 주도의 국산 염소고기 유통구조를 정착시켜 국내 자급률을 높이고, 농가소득 안정과 축산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미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