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산란계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3월20일 전북 장수 육용오리농장 발병 이후 11일 만이다. 방역당국은 4월1~3일을 ‘전국 가금농장 및 축산차량 일제 소독의 날’로 지정해 소독 자원을 모두 동원해 집중적으로 소독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특별방역 대책기간을 4월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였던 특별방역대책 기간을 3월31일까지 한차례 늘린 데 이어 추가로 15일을 또 연장하는 것이다.
익산서 올 동절기 61번째 고병원성 AI 발생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4월1일 익산 산란계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산란계 14만여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으로, 폐사하는 닭이 늘어나자 농장주가 3월31일 익산시에 신고했다. 정밀 검사를 벌인 결과 4월1일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로써 2025~2026년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발생건수는 61건으로 늘어났다.
중수본은 H5형 항원이 확인된 직후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하고, 발생농장 살처분과 함께 역학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발생지역인 전북도, 충남 서천·부여·논산에 있는 산란계 관련 농장·시설·차량 등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기간은 수요일인 1일 오전 1시부터 목요일인 2일 오전 1시까지 24시간이다.
아울러 발생농장 방역대(반경 10㎞·방역지역) 안에 있는 가금농장 78곳을 정밀검사하는 한편, 전국 철새도래지·소하천·저수지 주변 도로와 가금농장 진입로 등에 가용한 소독 자원을 모두 투입해 소독하고 있다.
중수본은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 주재로 4월1일 관계기관·지방정부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하고 다음과 같이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발생농장 방역대에 있는 가금농장 전체 78곳에 대해 일대일(1:1) 전담관을 지정·배치하고, 사람·차량을 출입 통제, 소독하는 등 특별히 관리한다.
또한 위험도가 높은 사료·알·분뇨 운반 차량에 대해서는 방역지역 내 가금농장에 방문하기 전 사전 신고하도록 하고, 방역관리를 강화한다. 산란계·종계 농장에 출입하는 알 차량에 대해서는 매주 환경검사를 진행해 오염 여부를 확인한다.
익산시에는 농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시도로 구성된 특별방역단을 파견해 현장 방역 관리 상황을 직접 점검한다.
1~15일에는 고병원성 AI 위험 시·군인 경기 포천, 전북 김제·익산의 방역대 안에 있는 축산차량과 백신접종팀·상하차반 등 외부인력에 대한 방역조치 이행 여부를 특별히 점검한다.
이와 함께 방역대와 대형 산란계 농장 주변을 중심으로 15일까지 ‘전국 일제 집중 소독 주간’을 운영한다.
고병원성 AI 고위험 시도 7곳…위기 경보 ‘심각’ 단계 유지
중수본은 1일 익산 사례가 확진되기 전 고병원성 AI 특별방역 대책기간을 4월15일까지 연장했다. 3월24일 강원 철원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31일엔 익산에서 의심 사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동절기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혈청형 3가지(H5N1·H5N6·H5N9)가 동시에 검출됐다. 바이러스 감염력도 종전과 견줘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고병원성 AI 위험도가 높은 지역 7곳(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세종)을 대상으로 AI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르면 AI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심각 3단계로 구분된다. 나머지 시도 10곳은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하되, 상황실 운영과 예찰·검사, 거점소독시설 운영 등 방역태세는 이어간다.
‘심각’ 단계 지역은 방역지역 이동 제한이 지속되고 산란계 사육 비중이 높으며 지난해 3~4월 발생 이력이 있는 곳들이다. 해당 지역에는 소독, 검사, 출입 통제, 입식 전 3단계 점검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이어간다.
현재 적용 중인 행정명령 11건과 공고 8건도 유지한다. 위험 지역 중심 전국 일제 집중소독 주간도 4월15일까지 연장한다. 철새 이동 상황을 고려해 가금농장 진입로를 하루 2회 이상 소독하는 등 방역 관리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봄철 대비 영농 겸업농가의 농기계·장비 소독·관리 방안 등 차단방역을 위한 지도와 홍보도 추진한다.
기후부에 따르면 철새 북상에 따라 국내 서식 개체수는 2월 133만마리에서 3월 67만마리로 50.1% 줄었다. 하지만 추가 확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중수본에 따르면 2023년에는 3월 2건, 4월 4건 발생했고, 2024년에도 5월 1건, 2025년에도 3월 8건, 4월 4건 발생했다.
ASF·구제역 특방 기간은 3월31일로 종료
중수본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구제역에 대해서는 특별방역 대책기간을 3월 31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봄철 영농시기를 대비해 야생멧돼지 포획·수색과 농장 소독·점검 등 ASF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구제역 백신접종에 대한 지속 모니터링 등 방역관리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ASF 재발 방지를 위해 4월 중 외국인 근로자 입국과 불법 축산물 관리를 강화한다. 농장·도축장·사료제조 단계 등 전 주기에 걸친 방역 관리 강화 대책도 마련해 추진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력해 야생멧돼지 수색·포획 등 관리를 강화하고, 돼지농장 주변과 주요 도로 등을 집중적으로 소독한다. 방역 취약 농가 등에 대한 점검 등도 지속한다.
중수본에 따르면 올들어 ASF는 1월16일 강원 강릉을 시작으로 3월16일 전남 함평 사례까지 두달 간 모두 24건 발생했다. ASF는 지난해까지 야생멧돼지를 중심으로 전파됐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가 오염 사료 등 인위적 요인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새로운 발병 양상이 확인되면서 방역 여건이 변화됐다.
중수본 측은 전국 돼지농장 대상으로 폐사체·사료 등 환경검사를 3차례 추진하고, 도축장과 사료 제조업체에 대한 검사 체계를 구축해 전체 발생 24건 중 14건을 조기에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 안정세…백신접종 집중 관리
구제역에 대해서는 발생지역 예찰·소독 등과 함께 백신접종 모니터링을 통해 백신 접종이 미흡한 개체를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올해 구제역은 1월30일부터 2월28일을 마지막으로 인천 강화와 경기 고양에서 모두 3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2월27일까지 인천, 경기 김포·고양·파주·양주, 서울 전역 소·염소 농가 1957곳 29만2000마리를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긴급하게 접종했다.
또한 2월20일~3월15일 전국 소·염소 농가 9만6000곳 416만2000마리를 대상으로 일제 접종을 완료했다. 중수본은 항체가 형성되는 데 걸리는 3주 이후인 4월초에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올 동절기 방역 과정에서 기존과 다른 전파 양상과 새로운 위험요인이 확인된 만큼, 변화된 방역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가 전담조직(TF)을 구성해 방역 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 예방 중심의 방역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차단방역, 진단·검사법, 가축처분 등 현재 방역 정책을 재검토해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보완·개선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철새가 완전히 북상할 때까지 고병원성 AI는 4월에도 산발적으로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모든 가금농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기본적인 차단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