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매우 나쁨’ 수준을 오가면서 대기질 정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정부가 노후 농기계를 폐차하면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도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 사업은 농민 호평에도 예산규모가 턱없이 부족해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3월23∼30일 전국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35㎍/㎥ 이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인 날은 4일이었다. 8일 중 절반에 이르는 날에서 대기질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매년 봄철이면 이같은 일이 반복되자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2019년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법)’을 시행한 게 대표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2021년과 2022년 관련 시범사업을 통해 각각 243억3000만원(국비·지방비 각 50%) 규모로 노후 농기계 폐차를 지원했다.
농식품부는 시범사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2022년 1월 ‘농업기계화 촉진법’에 ‘농업기계해체재활용업’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이후 세부 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2023년 7월 법제화했다.
문제는 시범사업이 본사업(‘노후 농업기계 미세먼지 저감대책 지원사업’)으로 전환된 2025년부터 나타났다. 이 사업은 농업기계해체재활용 업소로 지정된 업체가 폐기 대상 농기계를 인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회수하고 나머지는 폐기하는 방식으로, 조기 폐차를 유도하기 위해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사업은 농가가 해당 읍·면사무소를 통해 보조금 지급을 신청하면 시·군은 해당 농기계 가운데 연식이 오래된 기종을 우선 선정해 폐차업체와 농가에 통보한다. 농기계는 올해 기준 2012년 12월31일 이전 생산된 경유 사용 트랙터·콤바인으로, 정상 작동돼야 한다. 보조금은 생산연도와 마력에 따라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629만원까지 차등 지급한다.
현장에서는 예산규모가 너무 작다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본지가 파악한 결과 2025년 예산(국비·지방비 포함)은 41억6400만원, 2026년 역시 51억9800만원에 그쳤다. 2021·2022년 시범사업 당시와 견주면 17∼21% 수준에 불과하다.
업체의 운영비 부담도 사업 확산의 걸림돌로 꼽혔다. 농업기계해체재활용업소로 지정받아 운영 중인 TYM동양농기계 충남 논산시대리점 서평원 대표는 “폐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철 수입만으론 인건비·물류비와 폐기물 처리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폐기물 처리비 지원 같은 인센티브가 없다면 다른 업체의 신규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3월31일 기준 농업기계해체재활용업소로 지정된 업체는 경기 22곳, 강원 8곳, 충청 28곳, 전라 35곳, 경상 34곳, 제주 1곳으로 전국 128곳에 그쳤다. 사업 시행지침상 농민은 지역 내 농업기계해체재활용업소를 우선 활용하고 해당 업소가 적거나 없으면 연접한 시·군의 농업기계해체재활용업소를 이용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 집행률이 92%에 달한 만큼 내년엔 더 많은 농가가 노후 농기계를 원활하게 폐차하고 미세먼지도 저감할 수 있도록 예산을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논산=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