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서 멀칭필름 가격을 올리지 않고 공급해줘 한시름 덜었죠.”
충남 천안에서 고추·땅콩을 1157㎡(350평) 규모로 재배하는 이예순씨(70·동남구 북면)는 2일 “최근 농자재값이 오른다는 소리에 불안했는데 다행”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씨가 찾은 밭엔 이랑마다 검은색 멀칭필름이 말끔하게 덮여 있었다. 앞서 이씨는 3월초 농협에서 계통공급한 멀칭필름을 구매해 밭에 깔았다.
중동 전쟁에 따른 ‘나프타 쇼크’ 속에서도 농협을 통해 공급되는 멀칭필름, 시설하우스용 필름, 부직포·제초매트 등 주요 농자재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농현장에 보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멀칭필름은 연간 공급액의 70%가 상반기에 소비된다. 전체 물량의 26%는 농협 계통공급을 통해 유통된다. 나머지 74%는 각 지역농협이 자체적으로 계약한 공급업체를 통해 거래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계통공급 중인 농협 농업용 필름은 중동 전쟁 이후 가격 인상 없이 전국 지역농협 자재판매장을 통해 농민에게 전년 수준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29일 기준 시설하우스용 필름과 멀칭·기타 필름 공급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6%·117%·119% 수준이다.
4∼6월 공급할 물량도 충분하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4∼6월 계통공급 멀칭필름 예상 수요는 241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물량 기준 80% 이상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종인 동천안농협 경제종합센터 팀장은 “일부 농가가 수급불안을 우려해 구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올해초 계약한 물량으로 6월말까지는 공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6월 지나서까지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천안에서 딸기·토마토·애호박을 재배하는 도현수씨(58)는 “정부가 기존 재고분이 아닌 원료 가격이 급등한 농업용 필름에 대해선 거래 농가와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농업용 필름 부담 경감 지원비(가칭)’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협경제지주는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수급안정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권역별 자재유통센터를 중심으로 2∼3주 전 수요를 파악해 농업용 필름 공급업체와 일괄 협상에 나서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임규원 농협경제지주 영농자재본부장은 “농업용 필름 원료인 폴리에틸렌(PE) 재고 현황에 대해서도 권역별 자재유통센터와 화상회의를 수시로 열어 파악하는 한편, 비료 원료 수입 대상국을 다변화하는 데도 힘써 농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