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사육할 때 국산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 열풍건초를 먹이면 외국산 티모시 건초를 줬을 때와 견줘 여름철 체중·가슴둘레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열풍건초는 국내에서 겨울철 널리 재배되는 사료작물인 IRG를 70~80℃ 열풍에 건조해 수분 함량을 15% 이하까지 낮춰 만든 것이다. 기후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건초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2022년 국내 최초로 ‘열풍건초 생산시스템’을 개발하고, 2023년 마사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승마장과 말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열풍건초 시범 공급과 급이 시험을 이어왔다.
마사회 말산업연구소와 강원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전북지역 승마시설에서 사육 중인 ‘더러브렛’ 승용마 10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국산 IRG 열풍건초와 외국산 티모시 건초를 각각 급이했다.
12주가 지난 뒤 두 그룹간 체중·체형 지수, 혈액 대사물질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국산 IRG 열풍건초를 급이한 그룹에서는 여름철 더위에도 가슴둘레와 체중이 소폭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 결과는 올 2월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게재됐다.
마사회에 따르면 조사료(풀사료)는 볏짚이나 건초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사료로, 말의 소화기관 건강 유지에 필수적으로 꼽힌다. 다만 국내에서는 티모시 건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농가의 비용 부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마사회 관계자는 “사료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산 조사료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농가 수요를 반영한 생산과 유통 체계를 구축해 열풍건초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