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지방소멸로 농업·농촌의 활력이 점차 사라져가는 지금 우리농업을 지탱하기 위해선 농업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다가오는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청년농, 여성농, 외국인 노동자 관련 의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라지는 청년농…실질적 해법 마련해야=농업·농촌의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청년농을 찾아보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40세 미만 농가경영주는 4601명으로 전체 농가경영주의 0.5% 수준이다. 5년 전인 2020년에는 1만2426명(전체 농가경영주의 1.2%)이 40세 미만이었다.
정부는 꾸준히 청년농 육성을 위한 지원을 이어왔지만, 양적 성장에 치중해 실제 청년농이 농업에 정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선 청년농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자체적인 멘토링·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업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류진호 한국4-H중앙연합회장은 “현재 지역의 청년농 멘토링사업은 단순히 선도농가와 청년농을 서류상으로 엮거나 일회성 견학을 주선하는 수준”이라며 “지방정부가 현장 밀착형 도제식 교육이나 장기 파트너십시스템 등을 설계해 정책의 질을 근본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농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농을 위해 출마자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우량농지는 주로 비공식적으로 거래돼 농지은행에 쓸 만한 매물이 부족하다”며 “지역에 소재한 한국농어촌공사 지사에 대한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의무가 아니다보니 농어촌공사가 농지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년농이 우량농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비용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농의 농촌 유입을 위해선 단순 영농지원에 멈춰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청년농이 농촌에 정착하게 만들려면 주거·교육·문화·여가 등 사회서비스 전반에 대해 복합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자체는 청년층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사회 인프라 확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농민 과반수는 여성…지자체 전담 부서 여전히 부재=여성농은 2024년 기준 전체 농가인구 200만명 중 51.1%(102만명)를 구성하는 우리농업의 핵심축이지만, 남성에 비해 법적 지위가 미약해 차별 논란이 일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성농이 공동경영주로 등록하면 혜택을 부여하는 등 처우 개선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지방정부로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지난해말 농식품부가 여성농 담당 부서를 정규 직제로 승격한 것처럼, 각 지방정부가 여성농 정책 전담 부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2026년 지방선거 여성농민 공약’ 자료를 내고 각 도와 시·군이 안정적인 여성농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농정국에 여성농 전담 부서와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전여농은 “농식품부가 ‘제6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에서 언급한 정부·지자체·민간 주도의 여성농민정책협의체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며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여성농어업인 육성정책자문위원회’를 정책 심의가 가능한 심의위원회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지방정부 이양 이후 확산세가 정체된 여성농업인센터를 1개 시·군당 1곳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공형 계절근로 노동자 숙소 건립 지원 필요=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 없이 영농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더이상 과장이 아니다. 농가에서 호평받는 공공형 계절근로제의 경우 운영 농협이 2022년 5곳에서 올해 142곳으로 늘어나는 등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공형 계절근로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숙소다. 지자체 예산 지원으로 공공숙소가 건립되는 경우가 있지만, 많은 지역에선 운영 농협 스스로 숙소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정부가 소유한 유휴시설을 숙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크다.
신정식 공공형계절근로운영농협협의회장(경북 안동와룡농협 조합장)은 “농촌에는 폐교처럼 현재 사용하지 않는 시설이 많지만, 농협이 이를 매입해 숙소를 지으려 해도 여러 규제로 쉽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지자체에선 자체적으로 숙소 건립 비용을 전부 처리하려다보니 부담을 느끼는 곳도 있다”며 “농협이 일부 비용을 부담해 농협 자산으로 매입하도록 하면 지자체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효 기자 hy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