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기금 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2022년 도입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매년 1조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말 기준 집행률이 50% 수준에 머무르는 등 실적이 저조하고 실효성이 부족한 사업에 기금이 사용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각계각층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효용성을 높이려는 제언도 이어졌다. 이를 반영해 행안부는 14일 기금을 단순히 시설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인구를 유입시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행안부는 기금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지자체가 투자 계획을 단년도가 아닌 다년도 방식으로 수립하도록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기금을 직접 집행하는 지자체에서도 개선 논의가 나왔다. 이재영 충북 증평군수는 최근 행안부에 생활권과 연계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도입하자고 건의했다. 현재 기금은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지원되는데, 일부 수혜 지자체가 기금으로 민생안정지원금 등 재정지원 정책을 펼쳐 다른 권역에서의 인구 유입이 아닌 인접 시·군 간 인구 재배치 효과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군수는 “인구감소 문제는 개별 지자체 단위가 아닌 생활권 단위로 대응해야 한다”며 “생활권 연계형 지방소멸대응기금을 기반으로 권역 단위 재정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인접 지자체간 공동사업 추진 시 기금을 활용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앞서 농협 미래전략연구소는 올해 행안부로부터 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경북 김천과 경기 포천 사례를 분석해 투자계획서 평가 방향 개선을 제안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용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3월말 발표했다.
김천시는 농업분야 외국인 노동자의 생활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숙소와 커뮤니티센터가 융합된 ‘김천형 이음플랫폼, ZIP(집)’ 사업을 계획했다. 포천시는 생산가능인구 유치를 위해 교육·보육·여가 기능이 통합된 ‘에듀케어 플랫폼 조성’ 사업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두 지자체가 장기적·종합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지자체 모두 정부의 투자계획서 평가 방식과 지자체의 사업 방향성이 다르거나, 평가 기준 변경이 잦아 장기 투자가 필요한 사업 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지자체가 장기적인 전략으로 지방소멸대응 사업을 추진하도록 투자계획서 평가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는 행안부의 개선 방향과도 맥이 닿는다.
농협 역할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농업·농촌 발전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도록 외국인 노동자 숙소 확보와 같은 실효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농협이 기금사업을 적극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효 기자 hy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