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후계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가 17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당정이 주도하는 농협개혁안을 비판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최근 대표발의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2건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개정안은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과 농협 전담 감사기구 독립 설치 등 당정의 농협개혁방안을 담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장 100여명은 “협의회는 투명성 제고와 책임경영을 위한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당정이 추진 중인 농협개혁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독립성 원칙을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정부가 농업유망주로 인정해 육성한 후계농업경영인 출신 조합장들로 구성돼 현장과 농협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협의회는 당정에 ▲농협의 자율성·독립성에 기반한 개혁 추진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 전면 재검토 ▲농협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 즉각 중단 ▲농협감사위원회 설립안 철회를 요구했다.
박정수 협의회장(전남 목포농협 조합장)은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 돼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으로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인사와 감사 기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면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유권자 정비나 구체적인 선거 관리방안 없이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를 도입하면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도 크다”며 “이러한 일방적인 제도 개편은 농협의 경쟁력을 약화해 결국 부담이 농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정의 하향식 개혁 추진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농협중앙회가 9∼10일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871명 중 96.1%가 중앙회장 조합장 직선제 전환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농협 감사 기능을 사실상 정부로 이관시키는 농협감사위원회 설치에는 96.4%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농해수정책조정위원회가 16일 국회에서 개최한 ‘농협개혁 입법 관련 농협조합장과의 간담회’에선 각 지역·품목을 대표하는 조합장 16명과 전국금융산업노조 NH농협지부 관계자가 참석해 현장의 우려를 전하고 개정안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재효 기자